SBI저축은행이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높이면서 고객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두 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제로금리 시대에 '고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자금을 대거 유치할 전망이다.

'저금리 시대' 이달 들어 두차례 금리 인상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이달 들어 두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1일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준금리를 연 1.6%에서 1.7%로 0.1%포인트 올렸고, 11일 또다시 0.2%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SBI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현재 기본 금리는 1.9%까지 높아진 상태다. 우선 지점을 통해 판매 중인 정기예금(12개월기준)은 금리 인상을 통해 기존 1.7%에서 1.9%로 인상된다.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SB톡톡 등 비대면을 통해 가입하면 우대금리 0.1%포인트가 적용돼 연 최대 2.0%(12개월기준)를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비대면 회전 정기예금을 가입할 경우 0.1%포인트의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고 2.1%의 금리를 제공한다. 모바일뱅킹 사이다뱅크는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상품에 대해 0.2%의 금리 인상을 실시한다.

SBI저축은행은 신규 고객 창출과 저금리 시대 목돈마련을 돕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번 예금금리 인상으로 수신액이 늘면 대출 여력도 더욱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BI저축은행 뿐 아니라 대형 저축은행들은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단기 유동자금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기 유동자금 확보"...저축은행들 금리 인상 행보

실제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행의 단기 유동자금이 확대되고, 부동산·주식 등 투자가 늘어나자 고객 유동자금을 묶어두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주요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566조316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7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지 입출금할 수 있는 자금이다.

특히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수신금리 인상 행보를 보이자 나머지 저축은행들도 인상행렬에 동참했다. OK저축은행은 OK정기예금과 OK안심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씩 인상한다.

웰컴저축은행도 정기예금(12개월 기준) 금리를 0.05%포인트 높이기로 했다. 이밖에 대신저축은행은 이달 1일과 10일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각각 0.1%포인트 올렸다.

JT저축은행이 이달 11일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기존 1.6%에서 1.7%로 상향 조정했으며 BNK저축은행, DB저축은행 등 79개 저축은행 중 14곳이 이달 정기예금 금리를 높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중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으로 쏠리자 저축은행업계가 예·적금 금리를 조정하며 유동 자금을 묶어두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이자수익 '짭짤'... 하반기도 호실적 기대↑

특히 SBI저축은행은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자금 유치에 적극적이다. 올 상반기 SBI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33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7% 증가했다.

상반기에는 중금리 신용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이 증가하면서 이자수익 확대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SBI저축은행은 상반기 이자수익으로 4657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85억원과 비교해 1000억원(26.4%)가량 증가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7월 내놓은 모바일 앱 사이다뱅크의 '파킹통장'이 큰 인기를 끌었다. 

수시로 입출금을 할 수 있으면서도 금리를 1.7%(출시 당시 2.0%) 지급한 게 주효했다. 덕분에 SBI저축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말 6774억원에서 올해 3월말 1조3468억원으로 3개월만에 6694억원 늘었다.

하반기에는 정기예금 상품 금리 인상으로 신규 고객 창출 확대로 대출 여력도 더욱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최근 0% 금리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고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저축은행 중 업계 1위 SBI저축은행으로 시중 자금이 꾸준히 몰릴 것이란 분석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제로금리 시대에 시중은행보다 예·적금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SBI저축은행이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만큼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송현주 기자 shj@paxetv.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