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도 안먹히네, 대형마트까지 휘청거린다
세일도 안먹히네, 대형마트까지 휘청거린다
  • 양한나
  • 승인 2013.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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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장기불황의 그림자<상>
소비침체에 빠진 유통업계
미래 불안감에 씀씀이 더 줄여
상반기 매출 정체·수익성 악화
백화점·재래시장도 손님 '뚝'


우리나라가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본은 부동산 거품 붕괴 여파로 1990년대 초반 물가상승률이 장기 하락했고 성장률도 0%대로 추락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장기불황의 초입이었던 당시 일본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물가상승률은 8개월째 1%대를 기록 중이고 성장률도 하향추세기 때문이다. 실물경제는 더 심각하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꺼내지 않자 상인들의 시름은 깊어간다. 재래시장은 물론 백화점, 대형할인마트 등 불황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던 곳까지 힘들다는 한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아시아경제팍스TV는 불황이 우리 기업과 실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지 살펴보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아시아경제 양한나 기자]“오전, 오후 할 것 없이 손님이 없어서 장사하기 너무 힘들어요. 아직까지 하나도 못 팔았네요.” (영등포전통시장 관계자)

“경기 영향으로 작년 대비 올해 매출이 부진합니다. 유통업계가 다 비슷합니다.”(H백화점 관계자)

지난 2일 낮 12시를 넘어서 찾은 서울 영등포의 한 재래시장은 손님보다 가게주인들이 더 많았다. 손님이 없어 한산한 시장에서 가게를 지키던 상인 김모씨는 “경기 불황 여파로 손님이 급격히 줄어 장사가 어렵다”며 “옛날에는 바글바글 했는데 지금은 너무 안 좋다”고 하소연을 했다. 이어 “장사하기 너무 힘들다”며 “나라에서 어떻게든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자 재래시장 상인들은 소비 침체에 신음하고 있다.

소비부진의 여파는 재래시장 상인들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타는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까지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과 마트 역시 상품권 증정과 세일 등 다양한 노력을 시도했지만 불황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경기 부진 영향으로 상반기 매출이 부진했다”며 “최근 유통업계가 모두 이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형 가전마트의 경우 올여름 무더위로 인해 에어컨, 선풍기 등 계절 제품은 잘 팔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외의 매출은 부진했다. 실제로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감돌던 서울의 한 대형 가전제품 마트는 손님이 없어 더욱 썰렁했다.

서울시내 한 가전마트 관계자는 “때 이른 무더위에 에어컨, 제습기와 선풍기 같은 계절 가전의 매출은 작년보다 향상됐지만 TV와 PC 등 다른 제품군의 매출은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았다. 경기침체로 인한 불확실성에 씀씀이를 줄였다. 매출과 실적 부진에 상인과 기업의 고민은 커져만 간다.

이를 반영, 유통업체의 올해 실적이 지난해 대비 크게 부진했다. 매출 정체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국내 대표 마트인
는 올해 1·4분기 매출이 3조23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3조2407억원에 비해 0.24%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분기 1905억원에서 올해 1769억원으로 7.14% 줄었다.

의 경우에도 실적이 좋지 않았다. 올 1분기 매출이 38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줄었다. 영업이익은 올해 104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13.6%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불황으로 유통업체가 타격을 입었고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성수
애널리스트는 “경기 부진으로 1분기 소득증가율이 둔화되고 미래 불안감으로 소비성향이 떨어졌다”며 이에 따라 “유통업체 9개 중 홈쇼핑 2개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예상을 하회한 실적을 내놨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 효과가 없을 경우 소비 위축 상황은 더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기저효과와 수익성 전략으로 플러스 전환이 예상돼 상반기보다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7월5일 아시아경제팍스TV '취재토크 금기'에 방영된 내용입니다. 동영상은 아시아경제팍스TV 홈페이지 (www.paxtv.kr)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양한나 기자 sweethan_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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