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잇단 매각 흥행…두산그룹 자구안 이행 속도 'UP' 
[비즈이슈] 잇단 매각 흥행…두산그룹 자구안 이행 속도 'UP'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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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퍼즐'격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 시작  
3조원 자금 마련 연내 마무리 전망…경영정상화도 속도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계열사 및 자산 매각 계획이 잇따라 '흥행 성공'을 거두면서다. 무엇보다 자구안 이행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룹의 경영정상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지막 퍼즐'격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 시작

두산인프라코어 로고.[자료제공: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인프라코어 로고.[자료제공: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그룹은 지난달 28일 자구안 이행의 '마지막 퍼즐' 격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을 시작했다. 예비입찰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를 비롯해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로,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최대 1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의 두산밥캣 지분 51.05%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인수 유력후보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참여를 적극 부인해왔다. 지난 8월초 인수 추진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 공시 요구에도 "인수를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공시하며 인수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두산그룹이 현재 진행 중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의 소송에 따른 우발채무 7000여억원을 책임지기로 하면서 인수 부담이 줄자 입장을 선회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법인인 DICC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소송 중인 두산인프라코어는 향후 대법원 판결에서 패소할 경우 약 7000억원 가량의 우발채무를 떠안게 된다. 이는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려는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매각 흥행을 좌우할 변수로 꼽혀 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 건설기계 2위 업체인 현대건설기계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1위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성공할 경우,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건설기계 5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성공한다면 현대건설기계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하게 된다"며 "글로벌 점유율은 3.4% 수준으로, 글로벌 건설기계 6위인 볼보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조원 규모 자구안 연내 마무리 전망…경영정상화도 속도낼 듯

두산 로고.[자료제공: 두산그룹]
두산 로고.[자료제공: 두산그룹]

재계에선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의 흥행 성패를 가를 주요한 키를 쥔 현대중공업그룹의 참전이 공식화된 만큼, 매각 흥행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자구안의 조속한 이행에 힘입어 '그룹의 경영정상화 시기 또한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두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계획은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 앞서 그룹은 지난 4월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은 이후 '3조원 규모의 자구안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구안에는 유상증자와 계열사 매각을 통해 연내 1조원을 포함해 3조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초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박정원 두산 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5700억원 어치의 두산퓨얼셀 주식을 무상으로 내놨다.

보유 중인 주요 계열사와 자산 매각도 진행됐다. 그룹 소유의 골프장 클럽모우CC(1850억원)를 시작으로 네오플럭스(730억원), 두산솔루스(7000억원),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 모트롤사업부(4500억원) 등 자산 다섯 곳을 매각했다. 여기에 최대 1조원 수준으로 평가 받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이 완료될 경우 채권단과 약속한 3조원 자구안 이행이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이 진행하는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며 "지분매각, 유상증자 참여, 차입금 상환이 마무리되면 두산의 순차입금은 9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두산중공업도 두산인프라코어 지분매각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총 3조원 이상의 자본확충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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