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 "'공정경제3법', 기업경영권 근간 위협할 수 있어"
손경식 경총 회장 "'공정경제3법', 기업경영권 근간 위협할 수 있어"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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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공정경제 3법' 관련 간담회
경총 회장단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눴다" 한 목소리
손경식 경총 회장.[자료제공: 경총]
손경식 경총 회장.[자료제공: 경총]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장이 정부가 추진 중인 이른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에 대해 강한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특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계가 어려움에 빠진 가운데서도 '공정경제 3법'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는 데 대해 "기업경영권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며 신중한 검토를 요청했다.

손경식 회장은 6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김진표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공정경제 3법'에 대한 경제계의 입장을 건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들 외에도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황현식 LG 유플러스 사장, 오성엽 롯데지주 사장,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6대 그룹 사장단도 참석했다. 

손경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가 급성장을 이뤘지만, 생산·투자 실물경제는 여전히 마이너스"라며 "또 현재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고용상 위기를 어떻게 버텨내야 할지 절박한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제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고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기업을 살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데 국회에는 기업경영과 투자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법안이 늘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상법개정안에 대해서는 기업경영권 행사와 전략적 경영추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서도 높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감사위원을 분리 선임하게 되면 투기목적의 해외펀드나 경쟁기업들이 회사 내부의 핵심 경영권 사항에까지 진입할 수 있는 등 경영체제 근간을 위협받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중대표소송제 또한 기업이 비상장회사를 통해 미래 신기술·신사업에 투자하는 데 있어 과도한 경영간섭을 초래할 수 있고, 모회사 소액주주를 통한 자회사에 대한 소송남발 소지를 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기업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손 회장은 "사익편취규제대상 기업 범위 확대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저해하고 해외기업으로 물량이 전가되는 부작용은 물론 규제부담을 덜기 위한 대규모 지분매각으로 인해 경영권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관련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투쟁적인 우리 노사관계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켜 사용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파업 시 대체근로 금지, 사용자에 한한 부당노동행위 처벌, 쟁의행위시 직장점거 등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제도들도 반드시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손 회장은 "코로나19 위기가 상담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국회에서는 규제적 법안 보다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과 투자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해 이 위기를 조속히 극복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가 정상화된 이후 경제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기업의 의견과 현실을 폭넓게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여당에서 경제계 입장을 호의적으로 고려해주실 것을 기대하며, 경제회복과 일자리 회복 위해 최선의 화답을 드릴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10월 6일(화) 경총회관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자료제공: 이형선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10월 6일(화) 경총회관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자료제공: 이형선 기자]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6대 그룹 사장단들은 대체로 밝은 분위기 속에서 주요 법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간담회는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추후 만남의 시간과 장소에 대해선 아직 공유된 것이 없지만, 곧 연락이 올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공정경제 3법'에 경제계 입장이 반영되고, 이로 인해 세부 내용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더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도 "(오늘 간담회에서는) 전체적으로 모든 법안에 대해 골고루 이야기했던 것 같다"며 짧은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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