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셋째날…정·재계 조문 행렬
[현장]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셋째날…정·재계 조문 행렬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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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범LG가 시작으로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 포스코 회장, 전경련 회장 등 빈소 방문
전날에 이어 정계 인사들의 발길 이어져…'삼성 저격수' 박영선 장관 "이 회장 통찰력이 글로벌 삼성 만들어"
[사진=이형선 기자]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회장의 빈소 앞에 취재진들이 몰려있다. [사진=이형선 기자]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건희 회장의 빈소는 전날에 이어 고인을 애도하는 각계 인사들이 다녀가며 종일 북적였다. 이건희 회장이 한국 경제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재계의 거목'인 만큼 주요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계속해서 이어지면서다. 

이건희 회장의 장례 셋째날인 27일 오전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용 E1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등 범LG가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10시39분께 빈소에 도착한 구광모 회장은 8분 가량 짧게 조문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

구 회장은 이건희 회장을 '재계의 큰 어른'이라고 지칭하며 "우리나라 첨단 산업을 발전시킨 위대한 기업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재계 어르신분들이 오래 계셔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면 좋은데 참 안타깝다"고 애도를 표했다.

앞서 전날에는 4대그룹 총수 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다녀갔고, 같은날 저녁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정의선 회장은 "너무 훌륭하신 분이 돌아가셔서 참 안타깝다"며 우리나라 경제계 모든 분야에서 1등 정신을 강하게 심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삼성에 어떤 변화를 기대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여러가지 좋은 쪽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최태원 회장 역시 같은날 저녁 빈소를 찾아 "대한민국에서 최초, 최대로 큰 글로벌 기업을 만든 분"이라며 "그런 분을 잃은 것은 대한민국에 큰 손실이다. 안타깝고 애통하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향후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의 변화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이) 잘 하리라 믿는다"고 짧게 언급했다. 

오후에도 재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2시20분께 빈소에 도착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고인과 특별한 관계나 만남은 없지만 존경과 추모의 마음으로 조문에 왔다"며 "고인은 탁월한 창의력, 혁신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이끄신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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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27일 오후 이건희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이형선 기자]

이어 2시 35분께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언급 없이 빈소로 향해 조문한 뒤 8분 동안 머물다 장례식장을 떠났다. 이 외에도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그리고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들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정계 인사들도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김홍업 전 국회의원과 권노갑 전 의원,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송철호 울산시장, 정운찬 전 총리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특히 '삼성 저격수'로 불렸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방문해 주목을 받았다. 오후 3시4분께 빈소에 도착한 박영선 장관은 약 40여분간 머무르며 이재용 부회장 등 유가족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박 장관은 이건희 회장을 '통찰력이 뛰어난 분'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30여년 전에 대한민국 먹거리를 반도체로 선택했다는 통찰력, 그 통찰력이 오늘날의 글로벌 삼성을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통찰력에 대해서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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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오후 이건희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이형선 기자]

고인에 대해서는 "마침표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인간이라면 한번 쯤은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며 "이건희 회장님의 마침표는 반도체에 대한 진한 애착이 만든 '글로벌 기업 삼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국회의원 시절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삼성과의 인연이 깊었던 박영선 장관은 이 자리에서도 재벌개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장관은 "재벌개혁은 잊혀져서는 안되는 화두"라며 "재벌개혁이 삼성의 경쟁력,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는 데에 앞으로도 많은 힘이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의 발인은 내일(28일) 오전에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삼성 측은 현재 발인 시간과 진행순서 등 구체적인 장례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장지의 경우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내 선영이나 수원시의 선영이 될 것이란 게 업계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편, 삼성이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르고 외부 조문과 조화를 사양한다고 밝혔지만, 이건희 회장을 추모하기 위한 일반 조문객들의 발걸음도 계속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과 '비공개 가족장'이라는 방침 탓에 일반 조문객들이 입구에서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으면서 언성을 높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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