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DGB금융의 가파른 성장과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
[비즈 이슈] DGB금융의 가파른 성장과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
  • 송현주 기자
  • 승인 2020.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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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은행 계열사 선전에 힘입어 비이자이익 개선
- 4분기 명예퇴직 비용·코로나19 충당금 변수 주목
- 바젤III 조기 도입과 내부등급법 승인도 호재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사진=DGB금융]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사진=DGB금융]

DGB금융지주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영업 환경이 악화됐지만, 괄목할 실적을 낸 것이다. 무엇보다 비은행 계열사들이 큰 힘을 보탰다. 건전성 지표들도 두루 개선됐다. 


비은행 계열사 선전에 비이자이익 개선


2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7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시장금리 하락 등 어려운 영업 환경에서도 양호한 실적이다.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하며 비이자이익을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비이자이익은 920억원으로, 2018년 이후 분기평균인 430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하이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81.6% 증가한 859억원이다. DGB캐피탈, DGB생명 역시 각각 26.9%, 7.4% 개선된 283억원, 247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DGB캐피탈은 저금리에 따른 펀딩비(Funding Rate) 하락 등으로 분기 최대 이익을 재차 갱신할 수 있었다. 하이투자증권은 증시 환경 호전으로 브로커리지 및 상품운용수익을 늘렸다. 

그 결과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은 41%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증권 800억원, 캐피탈 350억원, 생보 100억원 등 올해 이익 목표액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DGB금융 관계자는 "이에 비해 주력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의 순익은 전년보다 14% 줄었다"며 "다만 명예퇴직,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전입 등 특이 요인을 제외하면 전년대비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건전성 관련 지표들도 골고루 개선 


실적 뿐 아니라 연체율, 부실채권(NPL)비율, 신규부실채권비율 등 건전성 지표들도 개선됐다. 3분기 누적 대손비용률은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 따라 50bps로 상승했다.

그렇지만 이를 제외한다면 전년보다 2bps 하락한 40bps 수준이다. 연초 코로나19 확산 강도가 높아 자영업 관련 대출 부실 우려가 컸었다. 하지만 아직 건전성 지표에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의 경우 지방 금융지주사 중 비은행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보니 코로나19 영향 하에서도 견조한 실적과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익 다변화로 지속가능 이익체력이 향상됐다"며 "꾸준한 자산건전성 유지, 분기 순이자마진(NIM)의 상승전환 임박 등의 영향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제고됐다"고 덧붙였다.

단, 4분기 실적에 반영될 명예퇴직비용은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다. DGB금융은 매년 명예퇴직을 4분기에 진행했지만, 올해에는 3분기에 시행했다. 관련 비용은 128억원에 달한다.

또 4분기 추가 희망퇴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비용은 40억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이밖에 기업 개별 평가 등 보수적 관점에서 코로나19 충당금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관련 충당금 92억원을 제외하면 경상 대손 충당금은 470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하다"며 "3분기까지 코로나19 관련 누적 충당금 적립 규모는 328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바젤III 조기 도입으로 가파른 성장세


아울러 3분기부터 바젤III 조기 도입 효과로 가파른 성장과 주주환원정책도 기대된다. 바젤Ⅲ는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고안한 새 BIS 비율 산출법이다.

신용등급이 없거나 낮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기존 100%에서 85%로 완화하는 게 골자다. DGB금융은 3분기부터 바젤Ⅲ 개편안을 적용했다.

그러자 총자본비율(BIS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각각 48bp, 62bp씩 상승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BIS비율은 12.76%다. 기본자본비율(Tier1)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1.33%, 9.88%를 기록했다. 

보통주 자본비율은 특히 지방은행 중에서도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커 3%대 이상의 상승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빠르면 2021년 내부등급법 승인도 예상된다.

내부등급법도 BIS 비율 개선에 힘을 보탤 요인이다. 내부등급법은 위험가중치를 산출하는 금융사 고유의 방식이다. 표준등급법보다 유연해 BIS 비율 산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BIS 비율이 탄탄하면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조달 비용이 많이 드는 신종자본증권 같은 조건부자본증권을 굳이 발행할 필요가 없어 자금조달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DGB금융의 내부등급법 승인시 보통주 자본비율 상승 효과는 200bp 내외로 추산된다. 김진상 연구원은 "보통주자본비율이 분기 중 바젤 3 도입 효과(+62bps)로 9.9%까지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에 그룹 내부등급법이 시행되면 CET1비율은 12% 대에 안착이 예상돼 보다 적극적인 성장·주주환원정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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