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형저축 도입 6개월, 해지가 가입 첫 추월
[단독] 재형저축 도입 6개월, 해지가 가입 첫 추월
  • 조은임
  • 승인 201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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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지난달 재형저축에 가입보다 해지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이 재산을 모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지 6개월 만에 처음이다.

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기준 국내 17개 은행의 재형저축 누적 가입계좌 수는 전달보다 568건 줄어든 174만8835계좌를 기록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계좌 수가 줄었다는 건 가입보다 해지가 많다는 의미”라며 “도입 초반 가입 요건을 갖춘 사람들이 많이 쏠려 지금은 전반적으로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형저축은 도입 첫날인 지난 3월6일 하루에만 28만계좌를 유치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3월 한 달 동안 가입건수가 139만1027계좌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달인 4월부터 가입건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4월 25만3816계좌, 5월 7만9029계좌, 6월 2만3889계좌, 7월 1642계좌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특히 국내 4대 은행 중 한 곳의 경우 지난 6월 3건, 7월 1건, 8월 4건의 계좌를 유치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가입기간이 최소 7년으로 긴 데다가 초반 3년 동안만 4%대의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등 시간이 가면서 재형저축의 약점이 드러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년 후에 금리가 하락해도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계속 들고 있어야 하니 소비자 입장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는 데다 금융사 변경이나 중도해지 등도 어려워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해서 지난 7월 7년 고정금리상품이 출시됐지만 초기의 가입 열풍은 재현되지 않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 고금리 수신상품은 순이자 마진을 축소시켜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탓에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한 대형은행의 상담직원은 “따로 가입 문의를 해오는 고객들만 안내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를 해결하고 저축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재형저축과 같은 장기투자 상품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장기금융자산 축적이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우선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적인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과 같은 미시적인 정책적 보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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