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돋보기] 아시아나 인수 '산 넘어 산'…조원태 회장 경영능력 '시험대'
[CEO돋보기] 아시아나 인수 '산 넘어 산'…조원태 회장 경영능력 '시험대'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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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강력한 인수 의지 피력…산은에 한진칼 보유 지분 담보로 제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조 회장 경영능력 입증하는 시험대 될 듯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KCGI·현산 소송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조원태 회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산 넘어 산'이라고 조 회장 앞에 놓여있는 걸림돌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당장 중복 문제가 불거지면서 고용불안을 우려하는 노조의 반발을 잠재우는 일이 급하다.

여기에 조 회장과 그룹 경영권을 놓고 대립 중인 사모펀드 KCGI가 최근 한진칼을 상대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서 고배를 마신 HDC현대산업개발도 2000억원대 계약금 반환을 두고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한 상태다. 조 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시아나의 성공적인 인수를 위해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를 담보로 제공하는 '과감한 결단'도 마다하지 않은 조 회장. 과연 그의 노력이 실리적 성과로 이어져 한진그룹이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회장 '메가 항공사' 경영 능력 미지수…"성과 없으면 물러난다" 배수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제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제공]

이번 '빅딜'은 조 회장에게 절대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기회다. 조 회장은 부친인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경영권을 넘겨받은 후 '화물사업' 외에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승계 정당성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게 업계 대체적인 관측이다. 

업계에서도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조 회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조 회장도 합병 성사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후 경영성과를 내지 못하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산업은행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강한 인수 의지와 실행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최대현 산은 부행장도 지난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를 본 건 계약 이행에 대한 담보로 제공했다"며 "산은은 경영평가를 통해 경영성과가 미흡하면 담보를 처분하고 조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 등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 인수 과정 험로 예고…KCGI·HDC현산 소송, 노조 반발 등 걸림돌 산적

KCGI 로고.[자료제공: KCGI]
KCGI 로고.[자료제공: KCGI]

하지만 조 회장의 경영능력 시험대가 될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은 평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KCGI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소송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조원태 회장과 대립각을 세워 온 KCGI는 지난 18일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관련해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KCGI는 "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통합이 목적이라면 대한항공에 지원하면 될 것"이라며 "부채비율이 108%에 불과한 정상 기업인 한진칼에 증자한다는 것은 명백히 조원태와 기존 경영진에 대한 우호 지분이 되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고배를 마셨던 HDC현산의 존재도 변수다. HDC현산은 최근 "동의없이 아시아나항공의 자산(금호리조트)을 매각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에 보냈다.  금호산업은 지난 9월 HDC현산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지만, 25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둘러싼 소송전은 이미 본격화된 상태다. 

노조의 반발도 부담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합병 이후 발생할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며 우려 불식에 나섰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노조는 대한항공 측에 실질적인 고용 유지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실제 대한항공·아시아나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노동자 3만명의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는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정부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인수과정 전체를 투명하게 밝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다면 모든 법적, 물리적 대응을 통해 인수합병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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