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업앤다운-우리금융] 작년 증권사 부재 아쉬움....올해 '비은행 강화' 효과 본격화
[금융지주 업앤다운-우리금융] 작년 증권사 부재 아쉬움....올해 '비은행 강화' 효과 본격화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1.0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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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라임·DLF 사태 등의 악재로 성장 주춤
- 실적도 기대 이하...올해 증권사 인수에 집중
- 그밖에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로 2021년 도약
[사진=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지주사 출범 3년째를 맞은 올해 과거 위용을 찾을지 주목된다. 지난해는 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순탄치 않았다. 실적 개선도 이뤄내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실망만 할 필요는 없다. 2021년은 '도약의 해'가 될 거란 기대감이 크다. 특히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다른 비은행 부문을 꾸준히 강화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 DLF·라임 사태로 힘들었던 2020년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DLF와 라임 사태 등 잇단 악재로 몸살을 앓았다. 금융감독원은 DLF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경영진에 제재를 내렸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에 기관제재와 과태료를 부과했다. 금융위 제재로 우리은행은 6개월 업무 일부정지(사모펀드 신규판매 업무)를 당했다. 일부 정지가 끝난 뒤 3년간 신사업 진출 금지 규정도 붙었다.

우리금융 측은 DLF 징계 취소 청구소송을 냈고,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징계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동시에 했다. 법원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라임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우리은행은 2019년 초부터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펀드 잔액은 2018년말 1053억원이었고, 2019년 7월말에는 1조64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금융당국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서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검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올 1분기 중 제재심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 실적 부진과 증권사 부재의 아쉬움 

실적도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분기까지 총 1조140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또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우리금융의 2020년 연간 순이익 시장기대치를 1조4180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대비 24.26% 감소한 규모로, 5개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한때 하나금융과 3위 경쟁을 벌였지만, 지금은 NH농협금융에도 밀린 상태다. 그렇다보니 증권사 인수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국내 금융지주는 대형 증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어, 지난해 증시 호황을 타고 수수료이익을 크게 늘렸다. 이에 비해 우리금융은 유일하게 증권 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아, 증시 호황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SK증권은 "우리금융의 경우 은행 자회사의 이익 기여도가 81%로 높은데, 은행업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낮아 단점으로 꼽힌다"며 "증시 호황 때 증권 자회사가 없었던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우리금융 실적에는 지난해 상반기 일회성 비용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다른 금융지주들의 순수수료수익 증가폭을 따라가진 못했다.

◆ 2021년 증권사 인수로 경쟁력 강화

2021년에는 지난해 부진했던 부분을 만회해야 한다. 우선 증권사 인수가 시급한 과제다. 손태승 회장도 증권 계열사가 없는 데 대한 아쉬움 표하면서, 신년사를 통해 증권사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증권 포트폴리오가 아직 없어 수익성 부문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며 "다만 경쟁사보다 그룹에 채워야 할 사업 포트폴리오가 많다는 점은 그만큼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단, 여전히 시장 상황이 좋은 건 아니다. 2014년 매각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규모의 대어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매물로 거론된 증권사들은 규모가 작아 우리금융의 눈높이에 맞추기 어렵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사의 위상에 걸맞는 대형 증권 매물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증권 부문 포트폴리오를 아직 채우진 못했지만,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하는 중이다.  

올해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이란 큰 그림 속에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왔고, 새로 인수한 계열사들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 비은행 라인업 갖춰가며 성장 시동

우선 종합부동산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자산신탁은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자산관리회사(AMC)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본인가만 마무리하면 상품개발과 영업활동에 본격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또 최근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을 자회사로, 아주캐피탈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을 손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편입으로 수익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룹 전반의 경쟁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이 증권사 대신 벤처캐피탈(VC) 인수에 적극 투자할 가능성도 높다. 증권사 인수에는 조 단위의 자금이 든다. 이에 비해 VC 인수에는 대략 1000억원 미만의 자금이 필요하다.

금융당국의 외형확장 자제 방침에서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우리금융 이사회에서도 벤처캐피탈 인수의 필요성을 강조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에 대한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주캐피탈 인수로 비은행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또 지난해 실적 부진의 기저효과로 올해 이익 개선폭은 시중은행 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2021년부터는 이자이익 규모 확대, 아주캐피탈 인수효과 반영, 대손충당금전입 하향 안정화 등으로 지배주주순이익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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