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업앤다운-DGB금융] 비은행 활약에 실적 선방...김태오 회장 '2기 체제' 속도
[금융지주 업앤다운-DGB금융] 비은행 활약에 실적 선방...김태오 회장 '2기 체제' 속도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1.0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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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GB금융, 지난해 비은행 덕분에 실적 선방
- 김태오 회장 사실상 연임 확정...셀프연임 논란도
- 올해 비은행·비이자 부문 수익 확대 집중
DGB금융그룹 본사.
DGB금융그룹 본사.

DGB금융그룹이 지난해 지방금융지주 중 가장 괄목할 실적을 올렸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들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한 김태오 회장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 하이투자證 등 비은행 계열사 활약에 실적 개선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의 지난해 3분기 누적(1~9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 늘어난 2763억원이다. 지방 금융지주 중 가장 돋보이는 실적이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들이 큰 폭의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59억원으로, 전년 동기(473억원)보다 81.6%나 늘었다.

대구은행(2035억원) 다음으로 큰 폭의 성장세다. 또 그룹 전체 손익의 4분의 1 수준을 차지한 것이다. 비은행 부문 손익 비중을 40.8%까지 높아지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 신탁·자산관리(WM), 기업금융(IB)·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모든 부문에서 수익을 늘렸다. 지난달 21일에는 중간배당을 실시해 DGB금융에 368억원을 안겨주기도 했다.

DGB캐피탈, DGB생명도 각각 26.9%, 7.4% 늘어난 283억원, 24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은행 부문의 실적은 줄었다. 이자이익 감소와 충당금 이슈 탓이다. 대구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35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14.0% 줄어든 규모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대손충당금으로 1569억원을 쌓았다. 전년 동기보다 29.4% 늘어난 규모다. 대손충당금 중 328억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충당금이다.

이자이익도 줄었다. 대구은행 이자이익은 3분기 누적 82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감소했다. 순이자마진(NIM)은 3분기 누적 1.80%로 전년 동기보다 0.31%포인트 떨어졌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캐피탈, 증권 부문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실적 개선을 이뤄내며 DGB금융의 이익력 향상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사진=DGB금융그룹]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사진=DGB금융그룹]

◆ '2기 체제 개막' 김태오 회장 연임으로 성장세 지속

이제 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올해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2월 김 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되며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지금은 '2기 체제' 준비에 분주하다. 

김 회장은 그간 쌓아온 경영실적을 인정 받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회추위는 "김 회장은 DGB금융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불확실성에도 잘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2018년 10월 하이투자증권, 이듬해 10월 DGB자산운용을 각각 계열사로 편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비은행 부문을 본격 확대할 수 있었고, 지난해 증권시장 활황 때 그룹 실적을 끌어올렸다. 또 김 회장은 동남아시아 금융벨트를 지속적으로 구축해가면서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대구은행의 미얀마 소액대출법인인 'DGB MFI'가 문을 열었다. DGB캐피탈은 캄보디아의 '캄 캐피탈(Cam Capital)' 지분을 인수했다. 김 회장 외에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도 연임에 성공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성장을 이끈 김 대표는 DGB금융의 '복덩이'로 불릴 정도다. 그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을 100억원대로 끌어올리며, 대형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김태오 회장에 대해 '셀프연임' 논란도 있었다. 후보군에 포함된 임성훈 대구은행장은 재직 기간이 약 2개월로 짧았다. 유구현 전 우리카드 대표이사도 애당초 김 회장과 경쟁하기 쉽지 않았다. 

◆ 2021년 전망도 맑음...SMART 금융그룹으로 도약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다. DGB금융은 '따뜻한 금융으로 모두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다'를 새해 미션으로 정립했다. 김 회장은 "그룹의 핵심 가치를 고객우선, 성과중심, 주인의식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전 임직원들이 핵심가치를 통해 그룹의 미션을 적극적으로 실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미래로 도약하는 SMART 금융그룹을 선포하고, 5대 전략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는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Strengthen Portfolio), 효율성 기반 수익 극대화(Maximize Efficiency), Digital Transformation 추진 가속화(Accelerate DT-DIGITAL TRANSFORMATION-), 아세안 Second Home 구축(Road to ASEAN ), 신뢰 받는 그룹(Trusted Partner)을 의미한다.

특히 DGB금융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앞서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비은행 수익 확대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에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계열사 경영관리 기능에 집중하기 위해 본부 단위인 그룹경영관리총괄과 그룹미래기획총괄을 신설해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과 신사업, 글로벌 사업 등에 시동을 걸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은 지방금융지주 중 가장 다양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며 "거점지역인 대구와 경북의 경기 상황도 상대적으로 양호해 높은 이익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SK증권은 "대구은행의 실적 부진에도 하이투자증권의 실적 개선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이익을 유지했다"며 "실적 변동의 열쇠는 은행이 아닌 증권 자회사가 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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