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이슈] 5대 은행장 인사 '변화보다 안정'...권광석 행장 거취에 주목
[마켓이슈] 5대 은행장 인사 '변화보다 안정'...권광석 행장 거취에 주목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1.0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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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광석 우리은행장 연임 유력...조직 안정에 큰 역할
- 허인 국민은행장·진옥동 신한은행장 일찌감치 연임 확정
- '변화 속 안정' NH농협은행·하나은행 수장 교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5대 은행장 인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고 있다. 대부분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하고 있어서다. 이제 가장 큰 관심은 5대 은행 중 마지막으로 거취가 결정될 권광석 우리은행 행장의 연임 여부다.

권광석 우리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 권광석 우리은행장 연임 유력...4일 임추위 개최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오는 4일 각각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자추위)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 작업에 착수한다.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을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된 자추위에서 차기 은행장 후보를 추천한다. 임추위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자격 검증과 추천을 진행하게 된다.

자추위에서 결정한 후보는 임추위와 이사회를 거쳐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지난해 3월 1년 임기로 취임했던 권광석 행장의 임기는 이달 말 끝난다. 업계는 권광석 행장의 연임을 예상하고 있다. 

권 행장은 포용 리더십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산적해있던 각종 현안을 잘 풀어왔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무엇보다 라임펀드 사태로 손태승 회장이 중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행장 교체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임기 만료가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새 후보자를 찾는 작업이 전혀 없었다는 점도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권 행장은 선제적으로 사모펀드 사태 관련 피해자 구제를 위해 노력했다. DLF 자율 배상을 비롯해 금융당국에서 제안한 라임펀드 사태 분쟁조정안을 적극 수용하며 소비자 보호에도 힘썼다.

관건은 추가 임기다. 앞서 권 행장은 통상 2년의 임기 후 1년 연임하는 은행권 '2+1' 관례와 달리 지난해 취임 당시 이례적으로 1년의 임기만 부여받았다. 

현행 상법상 은행장 임기는 최대 3년까지 가능하므로, 2년의 임기가 추가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 다만 동기 부여를 위해 우선 1년만 추가한 뒤 향후 추가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 국민은행·신한은행 수장 연임 확정...주요사업 추진 속도

'리딩뱅크' 경쟁이 치열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일찌감치 기존 수장의 연임을 확정지었다. 코로나19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안정적인 조직 운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최근 빨라진 디지털 전환세에 맞춰 업무의 연속성도 중요했다. 이에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주요 추진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허인 행장의 경우 3연임이 최종 확정됐다.

지난해 11월 주주총회에서 허 행장 재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허 행장을 선정했다.

이후 KB국민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심사를 거쳐 허 행장 추천 안건을 은행 주총에 올렸고, 주총 결의와 함께 허 행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은행장후보추천위는 추천 당시 "후보자는 지난 3년간 KB국민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실적 성장과 함께 탁월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적극적 소통을 통해 조직 내 화합도 이끌었고, 장기적으로 은행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하고 KB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하고 전파하는 데도 적합하다"고 밝힌 바 있다.

2017년 11월 20일 취임한 허 행장은 2년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했고, 이번 두 번째 연임으로 임기가 올해 말까지 늘어났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사장단 추천 및 지주회사 경영진 인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진 행장은 2년의 새로운 임기를 부여받았다. 

이로써 보다 긴 안목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혁신을 이끌 기회를 갖게 됐다. 진 행장은 코로나19와 저금리, 저성장 등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룹 전체의 성과를 창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 고객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같이성장 평가제도'를 도입해 고객과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등 영업방식의 변화를 이끌었다.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해 신한SOL을 시중은행 중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1위로 끌어 올렸다. 최근에는 디지털혁신단을 출범해 은행업의 영역을 뛰어넘는 혁신적 신사업을 추진했다.

무엇보다 두 행장은 모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저금리·저성장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 결국 금융지주도 변화보다 그룹 경영의 안정에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업황 악화로 안정적인 실적 확보와 조직 안정이 중요해지면서 은행장 인사도 변화보다 안정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라며 "우리은행장 역시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왼쪽부터)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 NH농협은행·하나은행 수장 교체...변화 속 안정

물론 은행권에 새 얼굴도 등장했다.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새 행장을 선임하면서 변화를 택했다. 다만, 실질적으로는 '변화 속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란 분석도 나온다.

모회사인 금융지주 회장 인선과 맞물려 새 행장 영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또 회장과의 시너지 측면에서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적임자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제6대 농협금융지주 수장 자리에 오른 손병환 회장의 뒤를 이어 농협은행장을 맡게된 권준학 행장은 임추위 심사 당시 경영능력, 현장과 전략·기획의 균형 감각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디지털 역량,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소비자보호 강화 등 모든 면에서 역량을 인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을 이끌 새로운 사령탑으로는 박성호 부행장이 낙점됐다.

그는 앞서 진행된 차기 그룹 회장 선임을 위한 숏리스트(최종 후보군) 4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며 차기 행장으로 급부상했다. 박 내정자는 2015년 외환은행 통합 전부터 하나금융 경영지원실장을 지냈다.

즉, 김정태 회장과 지속적으로 손발을 맞춰온 만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으로 기대된다. 그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

이어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은행장과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쳤다. 현재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으로 재임 중이다.

박 내정자는 증가하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디지털과 글로벌 자산관리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식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과 하나금융티아이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만큼, 준비된 은행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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