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구광모의 결단'…스마트폰 떼어내고, 전장·가전 힘 싣는다
[비즈 이슈] '구광모의 결단'…스마트폰 떼어내고, 전장·가전 힘 싣는다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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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오는 7월 말 휴대폰 생산 및 판매 중단
MC사업본부 고용·연구개발 유지…AS도 당분간 지속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휴대폰 제조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구광모 회장의 일대 결단으로 재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구 회장이 힘을 싣고 있는 전장·AI 등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투자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 완전 철수…"26년만에 역사 속으로"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 LG 제공]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를 완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1995년 첫 휴대폰인 '화통'을 시작으로 휴대폰 시장에 뛰어 든 지 26년 만이다.

LG전자는 5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 말부터 휴대폰 생산과 판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전자 측은 "휴대폰 사업 경쟁심화 및 지속적인 사업부진으로 내부자원 효율화를 통해 핵심사업으로의 역량을 집중하고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오는 7월 31일부터 휴대폰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쌓아온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자산과 노하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키로 했다"고 부연했다.

또 "MC사업 종료로 단기적으로는 전사 매출액의 감소가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체질 및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LG전자는 통신사업자 등 거래선과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 휴대폰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휴대폰 사업 종료 이후에도 구매 고객 및 기존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AS)와 업데이트를 유지할 방침이다. 아울러 사업 종료에 따른 거래선과 협력사의 손실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보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3700여명에 달하는 MC사업본부 직원들을 LG전자 타 사업본부나 LG 계열사 등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부터 개별 인원들의 의향, 각 사업부·계열사 수요 조사를 통해 재배치 과정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LG전자는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해 온 핵심 원천기술과 지식재산권(IP), 특허 등은 내재화해 AI(인공지능) 솔루션과 로봇, 자동차 전장사업 및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신사업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전장 등 미래성장 사업 강화…가전 등 핵심사업 경쟁력도 유지

LG트윈타워 전경.[사진: LG 제공]

스마트폰 사업 철수가 확정되면서 LG전자는 그간 뛰어난 성과를 보여 온 가전 분야에 집중하는 한편 전장 등 신사업 확대에 더욱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장 분야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인수합병(M&A)과 투자 확대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는 이미 예견됐었던 만큼 이로 인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휴대폰 사업의 경우 대부분 직원들이 연구·기술직인 만큼 해당 인력들의 구조조정 없이 그룹 내부, 여러 부분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LG전자는 구광모 회장의 '선택과 기조' 경영 철학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데에 주력해왔다. 모바일 사업 철수 결정 역시 이 같은 기조에 따른 결과다.

특히 구 회장은 일찌감치 전장·로봇·AI 등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고, 관련 사업을 육성하는 데에 공을 들여왔다. 이 중에서도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부품 사업 강화에 적극 드라이브를 걸었다.

오는 7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이하 마그나)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고, 이에 앞서 지난 2018년에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한바 있다.

LG전자는 미래사업 외에도 TV, 가전 등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도 유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고객 니즈와 미래 트렌드에 기반한 플랫폼, 서비스, 솔루션 방식의 사업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다. 

이를 위해 회사는 고객 접점 플랫폼인 LG 씽큐(LG ThinQ) 앱, 가전관리 서비스인 LG 케어솔루션,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집약해 고객에게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솔루션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새롭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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