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철수'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매물로 나오나..."충분한 시간 갖고 검토"
'소매금융철수'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매물로 나오나..."충분한 시간 갖고 검토"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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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이 일반 소비자 대상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매금융 사업의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과, 점진적 철수 단계를 밟게 될 것이라는 의견 등이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은 15일(현지시간)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에 대한 향후 전략방향을 발표하면서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씨티그룹이 전날 한국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공식화하자 인수합병(M&A) 시장에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부문이 매물로 나오게 될지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소매금융철수' 발표 외 구체적 일정과 방향은 전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한국씨티은행도 본사와 논의를 거쳐 조만간 열릴 이사회 등을 통해 방향을 정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자산관리(WM) 부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일부 대형 금융지주와 지방 금융지주, 제2금융권이 눈독을 들일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소비자금융 가운데 WM과 렌딩(여신영업)에서 역대 최대 수익을 달성했다. 특히 1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군인 CPC 고객과 신규 자금 유치는 두 자릿수 성장을 하는 등 은행권에서 WM 부문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지난 수년간 부진했던 실적과 국내 소매금융에서 한국씨티은행이 차지해 온 비중이 미미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기 때문에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된다.

한국씨티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878억원으로 전년보다 32.8% 감소했다. 특히 개인·소매 금융 부문 당기순이익은 2018년 721억원에서 2019년 365억원, 2020년 148억원으로 매년 50% 이상 줄었다.

한국씨티은행 개인·소매금융의 자산 규모는 17조원으로 전체 은행권 소매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비자금융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은 점이 철수 이유인데, 그 분야를 매수하려는 금융사가 과연 나올 것인지 회의적 시각도 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전날 밤 씨티그룹의 발표 후 사내 직원들에게 전한 메시지에서 "한국씨티은행 경영진과 이사회가 함께 추후 가능한 모든 실행 방안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행장은 "그룹 본사는 글로벌 사업전략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해왔으며, 한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의 실적이나 역량의 문제로 인한 결정이 아니라, 변화된 금융환경 속에서 사업부문을 재정비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사업을 단순화할 필요성에 따라 이번 결정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표에 따른 후속 계획이 마련되는 대로 감독 당국과 필요한 상의를 거쳐 관련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협의 하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 행장은 "다만 이번 전략 발표는 소비자금융사업부문에 한정돼 있으므로, 당행은 기업금융사업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기업고객들에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아울러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장기적인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한국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과 임직원 모두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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