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돋보기] 구광모 LG 회장, 'AI·전장·로봇' 세 날개로 난다
[CEO 돋보기] 구광모 LG 회장, 'AI·전장·로봇' 세 날개로 난다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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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에 1억 달러 투자 결정
전장·로봇도 적극 육성…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인공지능(AI)’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AI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는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1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는 등 대규모 투자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여기에 또 다른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인 자동차 전장과 로봇사업도 구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속속 성과를 내면서 ‘뉴LG’로의 행보에 날개를 달아줄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구회장이 'AI·전장·로봇' 세 날개로 훨훨 날아오를지, 향후 경영 행보가 주목된다. 

 

◆ LG,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에 1억 달러 투자 결정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 LG그룹 제공]

LG가 ‘초거대 AI(인공지능)’ 개발에 1억 달러(약 1130억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용도에 한정하지 않고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사고, 학습, 판단, 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다.

LG는 인간처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을 이해하고 데이터 추론까지 할 수 있는 수준의 AI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AI연구원을 통해 조 단위 파라미터의 ‘초거대 AI’도 개발할 예정으로, 이 같은 규모의 ‘초거대 AI’ 개발은 글로벌 제조기업 중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출범한 AI연구원은 LG의 AI 기술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AI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것을 임무로 맡고 있다. 1976년생인 배경훈 상무 등 40대 초중반의 젊은 수장들이 조직을 이끌고 있다. 연구원은 이 같은 경쟁력에 더해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2023년까지 1000명의 AI 전문가를 육성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말 열린 AI연구원 출범 행사에서 “최고의 인재와 파트너들이 모여 세상의 난제에 마음껏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으로 발전해 가도록 응원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 전장·로봇도 적극 육성…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LG 클로이 바리스타봇.[사진: LG전자 제공]
LG 클로이 바리스타봇.[사진: LG전자 제공]

구광모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인 또 다른 사업은 ‘전장’과 ‘로봇’이다. 특히 자동차 전장사업은 구 회장이 각별히 신경 써온 분야다. 구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인 ZKW 인수를 위해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사례만 보더라도 전장사업에 대한 그의 애착이 얼마나 강한지 짐작하게 한다. 

전장사업에 대한 투자는 현재 진행 형이다. 실제 LG는 최근 5년간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본부에 약 4조원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에 투입한 자금과 비슷한 규모다. 이런 노력 덕분에 만년 적자를 내던 ‘골칫거리’ 전장사업은 올해 흑자전환 실현을 눈앞에 두게 됐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과 스위스 소프트웨어(SW) 기업 룩소프트와 설립한 조인트벤처 ‘알루토’의 출범이 잇달아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VS본부의 흑자전환 시기는 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봇’ 사업도 구 회장이 애착을 갖고 키워온 사업이다. 구 회장은 취임 초 ‘로봇사업센터’를 설립하는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기울여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을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로 이관하는 한편, 로봇 인프라가 풍부한 미국 보스턴에 ‘LG 보스턴 로보틱스랩’을 설립해 미래 로봇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노력은 ‘클로이(CLOi)’라는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클로이(CLOi)’는 LG전자의 로봇 포트폴리오를 총칭하는 브랜드로, 2018년 수트봇을 시작으로 2020년 배달로봇·서빙로봇·바리스타봇·살균봇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로 진화해나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가 스마트폰을 철수하는 대신 전기 자동차 부품, 로봇 공학, 인공지능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특히 LG그룹에선 그간 조 단위의 M&A가 없었지만 구 회장 취임 후 1조원이 넘는 M&A가 나왔는데, 이는 구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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