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정용진 부회장'에게 SNS란?.. "스토리텔링 브랜딩"
[비즈이슈] '정용진 부회장'에게 SNS란?.. "스토리텔링 브랜딩"
  • 박주연 기자
  • 승인 2021.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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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소통경영의 1인자로 불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거침없는 SNS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의 신제품을 알리는 것은 물론 시시콜콜한 개인적인 일상도 공개하는 등으로 특히나 MZ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기업 총수지만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B급 정서를 적절히 활용하며 유머러스하게 직접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 부회장의 SNS는 골프, 요리 등 일상과 관련된 것도 많지만 절반 이상은 신규 사업이나 상품, 브랜드와 관련된 내용으로 그룹 홍보와 마케팅의 숨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미안하고 고맙다' 게시글 논란은 ‘옥의 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낙 거침없고 소탈한 성격 때문이라고는 해도 대기업 총수인 만큼 SNS에 올리는 글이 자칫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고언이다. 

 

 

◆ SNS 활발히 하는 '옆집 재벌 아저씨' 용진이형

정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SNS 광폭 행보에 나선 것은 올해 1월 SSG 야구단 인수 때다. 그는 SSG랜더스 창단 이후 프로야구 개막전 경기에서 첫 승리를 거두자 '용진이형 상'을 만들며 이름을 내세우고, 이후 '용지니어스' 라는 빨간 접시를 게시하는가 하면 개인 캐릭터 스티커를 만들어 기자들의 기사에 화답했다.

 

 

이 전까지만 해도 종종 올라오는 일상생활 공개나 브랜드 론칭이 SNS의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게시 횟수도 늘었고 브랜드 마케팅에도 더욱 적극적이다. 평범한 듯 친근한 사진부터 시작해 위트있는 멘트로 팔로워들과 소통하다보니 대중들의 반응도 뜨겁다. 때론 어떤 보도의 글에 대해 반박하는 글도 게시하고, 때론 팔로워들의 댓글에 직접 댓글을 달기도 한다.

종종 '거침없는' 행동도 드러냈다.

 

 

지난달 5일에는 신세계에서 내놓은 고릴라 캐릭터인 제이릴라의 사진을 올리고 "너무나 짜증 나는 고릴라 XX"라고 적었다.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접속해서는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구단주로서  "(키움히어로즈)다 발라버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신)동빈이형 가만 안도...'라는 제목의 방에서 '롯데자이언츠 외에 라이벌은 어떤 팀이냐'는 질문에 "키움히어로즈"라고 답하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안하고 고맙다'도 그렇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생선 요리 사진을 올린 뒤 영어로 "sorry and thank you"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뒤이어 올린 볶음밥 사진에도 'sorry'와 'thank you'라는 말을 썼다. 그리고 나서 식재료 사진을 올린 뒤에는 "OOOO OOO"라고 썼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이 해당 문구가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남긴 추모글에서 따왔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이자 신세계 측은 "'미안하다. 고맙다'는 SNS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라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사용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8일, 정 부회장은 설왕설래가 계속되자 결국 홍보실장이 오해받을 일을 하지 말라고 했다는 글을 남기며 관련 논란을 잠재웠다.

 

 

그는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안경 사진을 덧붙인 게시글을 올리면서 “난 원래 가운데 손가락으로 안경을 쓸어 올린다”리면서 “하지만 우리 홍보실장이 오해받을 일을 하지 말란다. 자기 힘들다고”라고 썼다. 이어 “50년 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라고 글을 남겼다.

◆ "활발한 SNS로 브랜드 가치 높였다" vs "조금은 조심할 필요 있다"

정 부회장은 페이스북이 처음 국내에 소개됐을 때부터 자신만의 계정을 운영했다. 당시 신세계 커뮤니케이션실에서 오너가 직접 SNS계정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만류했지만, 정 부회장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SNS 통해 대중과 소통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며 외부에 일상을 공개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것과는 정반대다. 같은 신세계 그룹 내에서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거의 노출되지 않는 편이다.

 

 

정 부회장의 이런 행보는 '소탈한 재벌' '옆집 재벌 아저씨' '친근한 기업인' 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고, 이마트와 SSG닷컴 등 신세계 그룹 내 매출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됐다는 긍정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의 SNS에는 "오늘부터 이마트, 신세계만 이용할래요" "SNS에서 보고 팬 됐어요.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용할겁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한 정 부회장의 SNS에 공유된 제품은 연일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완판남'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SNS는 그룹 내 홍보실의 도움이나 협의없이 개인 SNS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가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연구를 하는지, 그도 우리와 같은 진솔하고 소탈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가치까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최고 경영자의 말은 한마디 한마디가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조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 부회장은 특히 SNS를 통해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내면서 한국의 일론 머스크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본인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발언일지라도 문제 삼으면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위치"라면서 "기업의 총수이자 메가 인플루언서로서 어느 정도 조심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팍스경제TV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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