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에 시름하는 카드업계...여신금융협회 어깨 무겁다
정부 정책에 시름하는 카드업계...여신금융협회 어깨 무겁다
  • 김미현 기자
  • 승인 2021.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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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번 넘게 내린 수수료 또 인하 가능성
- 카드론 DSR 조기 적용 가능성에도 우려  
- 업계 대변인 여신금융협회에 기대감

카드업계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가능성 등이 커지면서 카드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카드론 규제도 강화될 수 있습니다. 물론 정부 방침을 따라야겠지만, 카드사의 어려움도 당국에 적극 전달해 충격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여신금융협회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입니다. 

◆ '또 수수료 인하' 수익성 악화 고민 

12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11월 말 결정될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문제를 두고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를 위해 수수료를 더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좋은 취지이지만 카드사 입장에선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면 본업인 신용판매 이익이 줄어듭니다. 이미 카드사들은 최근 10년 넘게 가맹점 수수료를 10차례 이상 인하했습니다.

그 결과 카드사가 가맹점에서 받는 최대 수수료율은 2007년 4.5%에서 현재 2.3%까지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현재 96%에 달하는 가맹점이 0.8∼1.6% 수준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상황입니다.

카드사들이 마진을 남기는 적정 수수료율이 1.0~1.5%인 만큼 큰 이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사업은 대출 사업과 함께 카드사 사업의 양대 축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전체 자산의 반을 차지하는 본업에서 수익이 안 나는 셈인데 일반기업이라면 해당 사업을 이미 접었을 것"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즉, 정부가 카드사의 수익성 보전에도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재난지원금이나 신용카드 캐시백(상생소비지원금) 등의 정책을 시행하면서 정부는 아무런 시스템 구축 없이 카드업계가 구축해 둔 인프라를 잘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렇다면 신용카드사업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도 도와줘야 하지 않겠냐"며 "빅테크사는 새로운 기술로 계속 밀고 들어오는데 우리도 수익이 나야 재투자를 해 더 발전 할 수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 '카드론 DSR' 조기 적용에도 우려감 

대출 억제 방안으로 카드론 규제가 강화되는 것도 카드사의 고민입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내년 7월부터 카드론을 DSR 규제 대상에 포함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은행의 대출 제한에 의한 풍선효과로 카드론 수요가 몰릴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결국 이를 막기 위해 내년 7월 카드론에 도입하기로 한 DSR규제를 올 하반기나 내년 초로 앞당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2023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DSR 규제 강화 추진 일정이 적정한지, 느슨한 2금융권 DSR 규제 수준이 풍선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카드사 DSR 조기시행 가능성이 제기되자, 영세한 자영업자 등이 제도권 금융 밖으로 내몰릴 거란 우려도 쏟아집니다.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 특성상 심사가 강화될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또 카드론 취급액이 줄어들면서 카드사 수익성도 악화될 게 분명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금융에서 대출을 못 받은 중저신용자분들이 여기서도 대출을 못 받으면 비제도권으로 내몰리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1금융과 대부업 사이를 잇는 금융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정부 규제 등으로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할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 '업계 대변인' 여신금융협회에 거는 기대감 

당면 과제들이 여신금융협회의 어깨도 무겁습니다. 그래도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그동안 여신협회가 정부에 업계 목소리를 더 적극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김 회장은 '할 말은 할 수 있는 대변인'으로 평가됩니다. 그는 행정고시 합격 후 30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습니다. 그런 만큼 금융당국과 누구보다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물론 정부가 업계의 고충을 정책에 반영하느냐가 협회의 책임은 아니다"며 "다만 어느 때보다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만큼 협회가 적극적으로 대변인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빅테크사와 규제 차이가 커 어려움을 겪을 때 여신협회가 가장 앞장서 노력했다"며 "김 회장이 늘 당국과 국회를 찾아 면담을 요청하면서 업계 사정을 잘 설명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문제를 푸는 것 외에도 여신협회의 역할은 많습니다. 여신협회는 금소법에 따라 대출모집인의 자격 등록, 교육과 평가 등에 대한 안내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업권보다도 더 까다롭게 대출모집인 등록을 받고 있습니다. 협회 교육연수원을 통해 신규 등록교육 과정을 이수한 이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하면서입니다. 성과도 가시적입니다.

여신협회는 올해 초 카드포인트 통합 조회 서비스를 개편하고 계획이체시스템을 구축한 공로로 오는 10월에 있을 금융의날 금융 단체 포상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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