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경영 복귀’ 이재용 부회장이 떠안은 숙제…‘반도체·임금교섭’ 
[이슈] ‘경영 복귀’ 이재용 부회장이 떠안은 숙제…‘반도체·임금교섭’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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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영에 복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앞에 각종 과제가 산적한 모습입니다. 우선,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백악관과 상무부가 세 번째로 소집한 반도체 화상회의에 참석하게 됐는데요. 이 자리에서 미국 측은 삼성전자에 45일 내로 반도체의 재고, 주문, 판매 정보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내부 기밀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내달 5일에는 노사와 첫 임금교섭도 진행할 예정인데요. 이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후 이뤄지는 첫 교섭이라는 점에서 그가 강조해왔던 ‘인재 중심 철학’이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美 상무부 3차 반도체 화상회의 참석…이 부회장, 美 출장길 오르나

미국 백악관과 상무부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세계적 반도체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소집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세 번째 열렸으며, 삼성전자 외에도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 애플, 인텔, 제너럴 모터스, 포드 등이 참석했습니다. 

미국 측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에게 앞으로 45일 안에 재고와 주문, 판매 등에 대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라고 요청했는데요. 이에 삼성을 비롯한 기업들은 난색을 표하면서 “정부가 기업 내부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기업들의 정보 제출은 ‘자발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도 러몬도 장관은 “강제적으로 하고 싶지 않지만 따르지 않는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추가로 보내면서 삼성 내부적으로 ‘기밀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또다시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을 소집한 것이 해당 기업들을 향한 ‘무언의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 올 초부터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칩 제조 능력 확보와 반도체칩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이러한 미국의 투자 요구가 이어지자 삼성전자는 올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점에 비춰봤을 때, 삼성전자가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부지 선정을 발표하지 않겠느냐게 재계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미국 출장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인데요.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파운드리 공장부지 선정 문제 뿐만 아니라, 국내 백신 생산 기술 확보 등의 사안을 챙겨야하기 때문에 직접 출장에 나서게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합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미국 출장 일정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삼성전자 노사, 내달 5일 첫 임금교섭 상견례…결실 맺을까

내달 5일에는 삼성전자 노사의 첫 임금교섭 상견례가 예정돼 있습니다. 노사는 이번 상견례를 시작으로 매주 1번씩 교섭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이번 교섭에서 전국삼성전자노조(한국노총 금속노조 산하)는 공동교섭단을 꾸려 전 직원 계약연봉액 연간 1000만원 인상을 포함해 △OPI·TAI 지급 기준 개선 △자사주 지급 △하위고과 임금 삭감 폐지 △사업부문별 차등 복지 상향 평준화 △타사의 우수한 복지제도 추가 등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최종안은 교섭을 앞둔 내달 1일 공개될 예정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12일 사상 첫 노사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는데요. 약 30회에 걸친 교섭 끝에 노사는 단체협약 체결에 이르렀고, 당시 찬반 투표는 약 96%의 찬성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지난 단체협약에 이어 이번에 진행하는 임금교섭이 이 부회장에게 있어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바로 이 부회장이 지난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이후 실질적인 첫 노사 화합의 결과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 승계 대국민 사과에서 '무노조 경영'을 폐기한다고 밝힌 후에 진정성 있게 이를 실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임금교섭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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