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12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내년 전망은?
[집중취재]12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내년 전망은?
  • 김은지
  • 승인 201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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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김은지 기자]이 기사는 12월11일 팍스경제TV '투데이 이슈&스톡'에 방영된 내용입니다. <방송보기>

◆앵커 - 오늘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가 열렸습니다. 지난달 금통위와 마찬가지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동결’ 됐는데요. 기준금리 동결이 시사하는 내용은 무엇이고 내년에는 어떤 흐름을 보일지 보도팀 김은지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금통위는 금리가 동결되리라는 기존의 시장 전망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기자 - 네. 한국은행은 오늘 오전에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달 기준금리를 2%로 동결했습니다. 기준금리는 지난 8월과 10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되면서 세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인 2%에 머물러 있습니다.

금통위를 두고 시장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요. 2008년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금통위가 12월에 금리를 인하한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금리 인하 효과가 약 6개월 정도의 기간을 두고 나타나는 만큼 한국은행이 시간을 더 두고 경제흐름과 지표를 살핀 뒤에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는 시장의 분석과 금통위의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앵커 -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소수의견이 나오지는 않을까 했는데요. 만장일치로 동결이 결정됐죠?

기자 - 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였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유가 하락과 지난 두 차례의 금리인하 효과, 가계대출의 높은 증가세 등의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실제로 지난 8월과 10월에 시행했던 금리 인하가 경제 활성화에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요. 제조업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도 뚜렷한 회복을 보이지 못하고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주열 총재는 “국내경제는 수출이 대체로 양호하지만 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이 미흡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여전히 부진하다”고 진단하며 “앞으로 마이너스 GDP갭은 점차 축소되지만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는데요.

GDP갭은 잠재GDP와 실질GDP의 차이를 말합니다. GDP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경제가 잠재돼있는 생산능력 만큼 돌아가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가계 소비, 기업 투자, 정부 지출 등이 잠재적인 생산 능력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경기가 부진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낮죠. 따라서 이 갭이 줄어들면 경기가 회복세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GDP갭이 점차 축소되지만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한은의 말은 다시 말해 ‘경기 회복이 서서히 이루어질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보자면 아직은 GDP갭이 마이너스기 때문에 향후 금리 인하의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 서서히라도 경기가 회복되면 참 좋을 텐데요. 경기가 워낙 위축되다 보니 금리를 내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거란 분석도 있죠?

기자 - 그렇습니다. 금통위가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내년 초에 다시금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요.

올해 4분기 경제지표가 한은의 전망치와 부합한다면 그대로 동결될 수 있지만 4분기 경제지표가 좋지 않으면 내년 경제전망이 하향 조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난달 말에 4분기 첫 경제지표라고 볼 수 있는 10월 산업활동동향이 발표됐는데요. 생산과 소비가 줄어들면서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2009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생산과 소비, 투자 등 대부분의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기획재정부는 “경기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에 어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이 경제전망을 발표했는데요. 한국개발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국은행의 전망치인 3.9%보다 0.4%포인트 낮은 3.5%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 회복세가 경제 전반으로 퍼질 때까지 재정, 통화정책을 확장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어 일본의 디플레이션 사례를 거론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촉구했습니다. 내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앵커 - 우리나라가 이미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참 씁쓸합니다. 주요국들이 통화 완화정책을 계속 내놓으면서 우리도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죠?

기자 - 그렇습니다. 세계 경제 흐름을 살펴봤을 때에도 상반기 금리 인하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요. 중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이 통화 완화 정책을 꺼내들면서 우리나라도 금리 인하가 필수불가결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
저는 내년 3월 정도, 10월에서 6개월이 경과한 3월 정도에 금리 인하를 한차례 더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거든요. 대외적으로도 일본이 디플레 진입해서 양적완화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도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지난 11월에 금리 인하했고 앞으로도 추가적인 완화조치가 있을 거라고 기대되고 있고 유로존에서도 국채 매입하면서 전면적인 양적완화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앵커 - 무조건적으로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죠.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가계 부채가 늘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도 그걸 지적했고요. 한국은행이 금리를 쉽게 낮추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고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없나요?

기자 - 물론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상반기는 이르고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요.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가계 부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지난 9월말 현재 1천60조3천억원으로 3달 만에 22조원, 2.1% 늘어나 가계 부채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또 10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불확실하거나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면 기준 금리를 더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
계속 동결하다가 내년 하반기에 한 차례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기 부진이나 혹은 저물가에 대한 우려 때문에 추가적으로 인하할 거란 얘기도 있지만 한국은행 입장에선 통화정책의 한계도 있고요. 기존에 인하했던 효과를 확인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느리지만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이고 대외적인 불확실성도 있기 때문에...

◆앵커 - 시기는 다르지만 금리 결정에 대한 전망이 다소 엇갈립니다. 4분기 경제지표가 금리 결정에 좌표가 되겠죠. 금리는 물론 디스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의 입장이 나뉘고 있죠?

기자 - 맞습니다. 그 동안 한국개발연구원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면서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오늘 이주열 총재는 "최근 한국개발연구원 등에서 제기된 디플레이션 우려는 저성장, 저물가의 고착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며 "3%의 성장과 1% 물가를 디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없고 여기에 중앙은행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은 과하다"고 얘기했습니다.

이 총재는 저물가, 저성장 고착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먼저 봐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저성장, 저물가는 경기순환적 요인 뿐 아니라 구조적 요인이 복합돼 있기 때문에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저성장, 저물가를 탈출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얘기했지만 구체적으로 구조적인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 그 방안을 제시하지는 못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앵커 -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창조경제, 초이노믹스 등을 내세우면서 저성장의 고리를 끊겠다고 했지만… 글쎄요. 경제 회복은 더디기만 한데요. 구조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 지 의문이 남습니다.



김은지 기자 eunji@paxn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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