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증시, 길을 묻다]'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선 국내 증권사
[햄릿증시, 길을 묻다]'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선 국내 증권사
  • 이승종
  • 승인 201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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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이승종 기자] 직장인 김모씨는 10여년째 주식 투자를 해 온 전형적인 개미 투자자다. 그는 요즘 증권 매매를 할 때 카카오톡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주로 이용한다. 김씨는 "지인의 추천종목도 확인할 수 있어 카카오톡 연계 증권 앱을 사용한다"며 "지금 사용하는 건 키움증권인데 카카오 연동 앱이 가장 잘 돼 있어 새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변하고 있다. 과거처럼 앉아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로 수익을 내던 모습이 아니다.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거래대금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변하지 않으면 생존이 힘들다는 절박한 상황 인식이다.
 
증시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브로커리지 수익의 기반이 되는 거래대금은 2013년 이후 4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카카오톡 증권 앱은 증권업계 변화의 상징적인 사례다. 증권사가 카카오톡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월 1000만원 가량 이용료를 내야 하지만, 증권사들은 기꺼이 손을 내밀었다. 현재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카카오톡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서비스 출시 후 2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 900억원을 돌파했다.
 
증권사들이 '방문판매법(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목을 빼고 기다리는 것도 고객을 찾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증권사 직원의 방판 영업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개정안은 이것이 가능하게끔 세부 조항을 고쳤다. 진양규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부 과장은 "증권사의 방판영업이 가능해지면 증권업계의 지형이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로커리지를 대체할 수익원으로는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이 꼽힌다. 은행 계열사를 둔 대형 증권사일수록 자산관리 강화에 적극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프라이빗뱅커(PB), 애널리스트는 등 전문가 집단이 고객을 찾아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 파트너'를 출시해 지난해만 2500억원이 넘는 자산을 유치했다. 하나대투증권도 고객을 직접 찾아가 세무, 부동산, 금융상품 등 재무 컨설팅을 제공하는 '어드바이저리 데이(Advisory Day)' 제도를 시행 중이다.
 
IB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정부는 영업용순자기자본비율(NCR)을 150%에서 100%로 낮추는 등 연달아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증권사 IB부문의 실적은 제자리 걸음이다. 국내 10대 증권사의 IB 수익 비중은 7% 안팎에 불과하다.
 
IB는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활로로 언급된다. 대형 증권사는 주로 자산관리 분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중소형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IB 부문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현재 IB 부문에서 중소형사의 시장점유율은 30% 수준"이라며 "확장할 여지가 많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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