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재계 총수들, 미국 또 미국…Why?
[이슈] 재계 총수들, 미국 또 미국…Why?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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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경제 질서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교와 안보, 통상 기술 등 전 분야에 걸쳐 자국보호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진 모습인데요.

이제는 기업 총수들도 직접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산업부 이형선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최근 총수들의 행보가 굉장히 적극적인데, 어떤가요?

[사진: 팍스경제TV]

[기자] 네, 최근 재계 총수들이 잇따라 해외 출장지로 ‘미국’을 낙점하고, 본격적인 해외 경영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가석방 이후 첫 해외 출장을 미국과 캐나다로 다녀왔는데요.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을 떠난 것은 2016년 7월 이후 약 5년 만이었습니다. 

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올해 유독 해외출장이 잦았는데, 그 중에서도 미국 출장을 무려 3차례나 다녀왔습니다. 

[사진: 팍스경제TV]

[앵커] 총수들의 미국행 출장,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우선, 이들의 주력으로 하고 있는, 즉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등 사업이 미국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삼성의 경우는 제2파운드리 공장부지 선정과 반도체 정보 제공 이슈 등 많은 문제가 얽혀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10여일 간의 출장기간 동안 그야말로 숨 가쁘게 움직였습니다. 이번 주 수요일, 이 부회장이 귀국했는데, 그 현장에 제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준비한 영상 보고 오시겠습니다.

[사진: 팍스경제TV]

[기자] 영상에서 보셨다시피, 이 부회장은 출장 소회를 간략히 밝히긴 했지만, 여러 현안들이나, 성과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출장에서 이 부회장이 직접 백악관과 관계자들을 비롯해서 글로벌 IT기업 CEO들과 회동을 가진 덕분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투자와 구글 CEO와의 동맹 강화 등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게 업계 평가입니다. 

[앵커] 다른 그룹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현대차그룹도 미국 내 전기차 2위 업체를 목표로, 전기차 생산과 현지 생산설비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정의선 회장은 올해 4월과 6월, 10월 세차례 미국 출장길에 올라, 현지 판매와 생산 시설 등은 물론, 차세대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현황 등을 점검했습니다. 

SK그룹도 미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인데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포드사와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고,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해 미국 수소 기업인 플러그파워·모노리스와 각각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입니다.

기업 총수들 뿐 아니라, 경제단체들도 미국과의 스킨쉽을 늘리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 전국경제인엽합회(전경련)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와 공동으로 양국 재계 대표단끼리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겁니다. 이 자리에서 대표단은 한·미 양국의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유의미한 의견들을 활발히 교환했습니다. 

이날 허창수 회장은 "그간 한국과 미국이 한·미 동맹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왔다"며 한미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자,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서 든든한 지원군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앵커] 재계가 ‘미국앓이’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이 기자, 이런 상황, 어떻게 봐야합니까?
 
[기자] 사실, 우리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사업을 확대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해외로 나가있던 미국 기업들을 불러들이고, 미국에서 비즈니스하는 해외 기업들이 국내 생산과 공급망을 만들도록 재촉하고, 격려하는게 미국의 산업 정책이기 때문에 ‘여기에 부응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는다’ 라고 하는게 지금 우리나라 기업들이 생각하는 두려움인 것 같구요. 이런 미국의 산업정책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미국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미국 내 현지공장을 설립하려고 하는 이런 추세는 ’이번 바이든 임기 내내 지속될 것이다’ 이렇게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전문가 의견처럼,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전부터 미국을 전 세계 패권의 구심점으로 세우겠다는 구상 아래, 반도체와 배터리 등을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기간산업으로 규정하고, 자국 내 공급망을 강화해나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 입장에서는 미국에 대한 투자는 살아남기 위한 즉,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셈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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