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국조선해양 AI솔루션연구실, “AI 활용 선박시스템 개발, 그 어려운 걸 우리가 해내지 말입니다”
[이슈]한국조선해양 AI솔루션연구실, “AI 활용 선박시스템 개발, 그 어려운 걸 우리가 해내지 말입니다”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2.0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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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 20여개 연구실 운영...‘AI솔루연구실’은 1년 반 된 막내
연구원 모두 석·박사 학위 소지...MBTI 해보니 ‘T(사고형)가 24명 중 16명
“우리나라 AI 기술 개발 회사 중 가장 중후장대한 제품 다루고 있다”

지난달 18만㎥급 초대형 선박이 자율주행으로 대양 횡단에 성공해 세간의 화제를 모았습니다. LNG운반선 ‘프리즘 커리지’호에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가 개발한 자율운항솔루션 하이나스(HiNAS)2.0 시스템을 탑재해 이룬 성과였습니다. HD현대에는 하이나스만큼이나 자부하는 AI(인공지능)기술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하이캠스(HiCAMS)입니다. 이 기술은 통합안전관제시스템으로 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업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하이나스 기술이 최적의 경로 파악과 위험회피 등을 담당하는 AI 항해사라면, 하이캠스는 선박 내부의 화재나 인명사고, 장치이상 여부 등을 감시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AI 갑판원입니다. 하이캠스는 일명 '한국조선해양의 막내' AI솔루션연구실이 개발했습니다.

한국조선해양 AI솔루션연구실 연구원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 한국조선 20여개 연구실 운영...‘AI솔루연구실’은 1년 반 된 막내
한국조선해양은 크게 ▲미래기술연구원 ▲경영지원실 ▲커뮤니케이션부문 ▲자산부문 ▲인사부문 ▲안전부문 ▲준법경영실 등 7개 부서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중 미래기술연구원이 조선산업의 미래 연구개발(R&D) 기술개발을 끌어갈 핵심 부서입니다.

하이캠스를 개발한 AI솔루션연구실도 미래기술연구원 조직 중 하나입니다. 2020년 12월 말 신설된 부서로, 한국조선해양에서 운영하는 20여 개 연구실 가운데 가장 늦게 만들어진 막내 부서입니다. 

AI솔루션연구실의 한 연구원은 “인공지능을 접목해 더 나은 선박 제품을 만드는 것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조직”이라며 “미래 자율운항선박 시대를 대비해 인공지능 솔루션, 영상·이미지 분석, 고장진단, 설계AI 등 다양한 최신 기술을 연구 및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연구실은 ▲비전팀 ▲CBM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비전팀은 컴퓨터 비전을 응용해 선박과 조선소,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나 연기, 인명피해 등 다양한 사고 상황 영상·이미지를 수집·분석하고 연구해 AI가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팀입니다. CBM팀은 AI가 선박의 엔진이나 회전기, 발전기 등 주요 장비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진단해 기기의 고장상태 등을 예지보전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차세대 선박 개발에 중요한 요소인 사이버보안 관련 솔루션 개발과 제조 공정 효율을 높일 수 있는 AI솔루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 AI솔루션연구실 연구원이 업무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 연구원 모두 석·박사 학위 소지...MBTI 해보니 ‘T(사고형)가 24명 중 16명
AI솔루션연구실은 24명의 연구원으로 이뤄진 전문가 집단입니다. 기계공학, 전기전자공학, 컴퓨터공학, 조선해양공학, 산업공학 전공자들로 기계공학 전공자가 가장 많습니다. 모두 석·박사이기도 합니다..

김형택 실장은 “AI솔루션은 실제 선박 혹은 조선소 야드에 적용돼야 하기 때문에 선박과 엔진 등에 대한 다양한 전공 지식이 필요하다”면서 “저희 실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들이 각자의 전공 지식을 기반으로 솔루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종의 성격유형 검사로 불리는 MBTI로 AI솔루연구실 부서원을 살펴봤더니 ISTP 4명, ENTJ 3명, ESFJ 3명, ESTJ 2명, ESTP 2명, ISFP 2명, INTP 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ENTP·ENFP·ENFJ·INTJ·ISTJ·INFP가 각각 1명씩이었습니다. AI솔루션연구실에는 MBTI 16가지 성격 유형 중 13종류의 성격을 가진 연구원이 함께 근무하고 있는 겁니다.

AI솔루션연구실 측은 “연구원들은 이성적일 거라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예상대로 MBTI에 사고형인 T를 가지고 있는 연구원이 16명으로 과반을 훌쩍 넘고, 감성형인 F 연구원은 8명으로 적다”면서 “저희 실의 경우 외향적인 성격의 E 연구원들이 13명으로 조금 더 많아서인지 연구 진행 중에 아주 수많은 토론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 한국조선해양 AI솔루션연구실 전지연 책임연구원과 김형택 AI솔루션연구실장

김 실장은 철저하고 책임감과 추진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ESTJ입니다. 만능재주꾼으로 불리는 ISTP로 동료들에게 신임을 받고 있는 책임연구원도 있습니다. CBM팀의 직책과장을 맡고 있는 전지연 책임연구원이 그 주인공입니다. 카이스트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기계공학 석·박사까지 마친 전 연구원은 동료들이 인정하는 선박엔진 전문가입니다. 

그는 박사 과정에서 수소 엔진을 전공했고 가열로와 열전달 분야와 관련해 다수의 연구를 진행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또 현대중공업 입사 후 엔진 고장진단 파트에서 근무하면서 전문성을 갖췄다는 게 회사의 설명입니다. 전 연구원은 엔진에 특화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선박의 고장을 진단하는 CBM에 인공지능과 신기술을 도입하는 방향타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CBM은 'Condition based Management'의 약자로 '상태기반진단'을 뜻합니다.

연구실의 한 연구원은 “새로 합류하는 연구원들이 AI신기술을 배워오긴 하지만 어떻게 선박에 적용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전 연구원이 가이드를 해주며 CBM팀을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I솔루연연구실이 개발한 AI 기반 안전관리시스템 'HiCAMS'의 시연 화면 [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 “우리나라 AI 기술 개발 회사 중 가장 중후장대한 제품 다루고 있다”
“사무실 풍경은 일반 회사에서 근무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연구실 관계자는 “주로 컴퓨터를 이용해 연구하는 만큼 일반 회사와 업무 모습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몇 가지 차이는 있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실제 선박에 적용할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종종 선박 건조 환경에 직접 나가거나 대형 장비에서 데이터를 취득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AI기술을 개발하는 회사 중 가장 중후장대한 제품을 다루고 있는 것만큼은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자율근무제 등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업무형태는 최근 기업들이 많이 적용하고 있는 업무방식입니다. AI솔루션연구실 연구원들도 이 흐름에 맞춰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 실장은 “팀원들과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자유롭게 하는 편이고 의견교류도 활발하다”면서 “연구원들이 모두 각 분야의 석·박사급으로 이뤄진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경력의 많고 적음을 떠나 각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의견 수렴에 개방적인 편”이라고 했습니다.

또 “업무 사이클상 과제 목표 달성에 문제가 없다면 과제 기간 내 일정관리는 물론 자율출근제도 시행하고 있어 출·퇴근 시간도 유연하게 조정이 가능하고 현대중공업그룹의 특성상 워라밸도 나쁘지 않다"며 ”다만 목표는 도전적으로 수립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업무 문화가 업무의 수월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AI솔루션연구실은 그간 선박 통합안전관제시스템 ‘HiCAMS’ 개발을 완료했고 현재는 AI가 기계 장비와 부품 상태를 진단하는 스마트고장진단시스템 ‘HiCMB’과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과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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