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테크 키워드 ‘ ISA’ ..수익률·보수 따져야
올해 재테크 키워드 ‘ ISA’ ..수익률·보수 따져야
  • 박주연
  • 승인 201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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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박주연 기자]

앵커>오는 3월 말 절세형 상품인 ISA가 도입됩니다. 오는 2018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은 가계 금융자산 증대 지원을 위해 세제혜택을 주는 상품입니다. 다만 효과적인 재테크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ISA에 담을 금융상품의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데요. 보도팀 박주연 기자와 함께 관련 내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증권가의 ISA 도입을 두고 요즘 말이 많습니다. 먼저 ISA 개념과 언제부터 어떻게 도입되는지 살펴보죠.


기자>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국민들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한 한국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가 오는 3월 14일 본격 시행됩니다.

ISA는 한 계좌 안에서 예, 적금은 물론 펀드, ELS 같은 다양한 금융 상품을 운용할 수 있어 '만능 통장(계좌)'이라고 불리는데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매년 2000만원 한도로 5년간 최대 1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고요. 발생한 이익에 대해 최대 250만원(연봉 5000만원 초과자는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초과 수익에 대해서는 9.9%로 일반 이자·배당소득세 15.4%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무엇보다 전체 상품의 손익을 통산해 과세하기 때문에 유용한데요. 예를 들어 ISA를 이용하지 않고 ELS(주가연계증권)와 펀드를 동시에 투자한 사람이 ELS에서 100만원의 수익을, 펀드에서 200만원의 손실을 봤다고 가정을 해 볼게요. 이 경우 이 투자자는 ELS에서 난 수익의 15.4%인 15만4000원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하지만 ISA를 이용해 ELS와 펀드를 운용한 사람은 각 상품에서 발생한 수익과 손실을 더해 매년 기준일에 과세표준을 산출 하게 되는데요. 이 경우 투자자는 ELS와 펀드를 통틀어 총 100만원의 손실을 봤기 때문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것이죠.


앵커>너무 좋다 좋다 하니까 무조건 가입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분명 상품의 허점이라던가 단점이 있을텐데요. 어떻습니까?

기자>유의할 점도 있습니다. 이런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의무 가입기간 5년, 15~29세 청년 가입자나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사업자는 3년을 채워야 합니다. 중도 해지 시에는 덜 냈던 세금을 토해내야 합니다.

또한 금융사에 내는 운용 수수료 역시 꼼꼼하게 따져야 하는데요. 예·적금 상품으로만 ISA 계좌를 운용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더라도 운용 수수료를 고려하면 이자 수입이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 상품을 해지하고 ISA로 갈아탈 계획이라면 중도해지 수수료 부분을 꼭 따져봐야 하는데요. 중도해지 수수료가 ISA 세금 혜택보다 큰지 작은지 따져봐야 합니다.

ISA의 가입 한도는 연간 2000만원, 5년간 최대 1억원입니다. 다만 기존 세제혜택 상품인 재형저축·소장펀드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그 부분 만큼 ISA 납입 한도가 줄어듭니다. 중복된 세제 혜택을 걸러내기 위한 조치인데요. 기존에 재형저축이 300만원, 소장펀드가 600만원 한도니까 기존에 가입한 사람들은 1100만원 정도만 ISA를 활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금리 상황에서 5년간 납입금액을 인출할 수 없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소액을 저축하는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혜택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죠. 이런 관련 사항들을 꼭 확인해야겠습니다.


앵커>ISA 출시를 한 달여 앞두고 금융권의 고객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은행권과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갈등이 있는 상황이죠?

기자>그렇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은행의 560조원에 달하는 투자일임업 허용인데요. 은행 입장에서는 저금리 지속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투자일임업 허용을 요구하고 있고요. 증권업계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은행권의 적극적은 투자일임업 허용 요구가 이어지자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할 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은행권이 투자일임업 허용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다음 달 출시되는 ISA 때문인데요.

ISA는 계좌 하나에 예·적금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꺼번에 넣어 운용할 수 있는데다 세제 혜택까지 볼 수 있어 이른바 '만능 통장'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저금리 기조 속에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고객이 ISA에 대거 몰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도입 첫해 시장 규모만 11조원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르면 은행은 계좌 가입자가 금융상품을 지정하는 방식의 신탁형 ISA만 판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탁형은 불특정 다수에게 같은 형태로 판매하기 때문에 관련 규정상 적극적인 설명이나 홍보가 불가능한데요.

또 신탁법상 은행은 자기은행 상품을 ISA에 편입할 수도 없습니다. 현재 규정대로라면 ISA가 증권사에 쏠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은행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죠.

반면 투자일임업이 허용되면 이 경우 고객 투자판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 받기 때문에 고객에게 편입 상품을 소개할 수 있어 은행입장에서는 ISA 판매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현재 은행권의 이 같은 요구에 증권업계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데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4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것은 국내 금융업 체계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라며 "은행에 자산운용전문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투자상품을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손실 발생 위험이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ISA가 고객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은행권과 증권업계의 주도권 쟁탈전은 팽팽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ISA 출시를 한 달여 앞두고 금융권의 고객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상품들이 있을까요?


기자>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ISA 연계 상품을 내 놓은 곳은 우리은행입니다. 우리은행은 최근 기본금리 연 1.6%에 ISA 가입 예약을 하면 0.2%포인트, ISA 출시 후 ISA에 100만원 이상을 넣으면 0.3%포인트 추가 금리를 제공해 최대 연 2.1%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ISA 우대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ISA에 100만원 이상 신규 가입을 위해 상품을 중도 해지하는 경우에도 개인별 2000만원까지 약정 이율을 적용하는 특별 중도해지 조건도 내걸었습니다.

신한은행은 내달 11일까지 가입을 예약한 고객과 5월31일까지 가입을 완료한 고객을 대상으로 승용차 '아반떼'를 경품으로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데요. 인터넷뱅킹이나 영업점에서 동의서를 작성해 가입을 사전 예약하면 이벤트에 자동 응모되고요. 상품 출시 후 ISA에 가입해 10만원 이상 자동이체를 등록한 고객을 추첨해 경품을 줍니다.

KEB하나은행은 영업점 방문 고객 대상에게 ISA 관련 은행거래신청서, 투자정보확인서를 받음으로써 ISA 가입 가망고객을 사전 조사하고 있는데요 하나금융 계열사 상품을 ISA에 넣으면 추가로 하나멤버스(그룹사 통합 포인트) 혜택을 주는 점을 내걸고 초기 고객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증권사들도 가입자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데요.


현대증권은 현재는 ISA 상담 예약 이벤트를 진행하고, 내달 14일부터는 '가입이벤트'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6월까지 ISA 상담 예약을 하면 커피 기프티콘을, ISA에 가입하면 백화점 상품권(입금액에 따라 1만~5만원)을 주고요. 미래에셋증권은 ISA 관련 퀴즈를 푼 200명에게 커피 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를 2월 14일까지 진행합니다. KDB대우증권도 3월까지 ISA에 가입(1000만원 이상)하면 수익률 연 3.5%인 RP에 대한 가입 우선권을 부여하고요. NH투자증권은 ISA 상담을 한 사람 중 선착순 2000명에게 수익률 연 3.5%인 만기 91일짜리 특판 RP(환매조건부채권)에 가입할 수 있는 우선권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금융사별로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네요. 결국 혜택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내게 가장 적합한 혜택을 골라야 할텐데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점에 유의하면서 상품을 골라야할까요?

기자>ISA는 연간 납입할 수 있는 금액이 한정적입니다. 게다가 수익금 중 200만원만 비과세되기 때문에 투자하고자 하는 금융상품이나 자금의 사용 목적에 따라 다른 절세상품과 함께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요.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3년~5년동안 상품을 유지해야한다는 점도 명심해야합니다. 계좌에 한 번 들어간 돈은 인출할 수 없기 때문에, 절세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여유자금을 중심으로 납입할 필요가 있고요. 펀드 등의 손실 가능성을 감안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편입 상품을 골라야 합니다.

또한 ISA는 투자금이 아닌 수익에 대해 세금을 감면하는 방식 때문에 이자율이 낮은 예·적금보다는 수익률이 좋은 펀드나 ELS 등을 선택하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시중은행보다 이자율이 높은 저축은행, 상호금융권의 예·적금 상품은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니까 이런 장단점을 잘 따져 보셔야겠고요.

ISA에는 세제혜택이 없는 금융상품을 담는 것이 유리합니다.
현재 주식형 펀드로 재테크를 하고 있는 사람 역시 ISA에 가입할 필요가 없겠죠. 국내 주식형 펀드는 현재도 비과세로 운영되고 있고요. 해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 2월 22일부터 시행하는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를 이용하면 됩니다.

이 밖에도 ISA는 가입자가 직접 포트폴리오를 결정하는 ‘신탁형’과 금융회사가 알아서 편입 상품과 비중을 정하는 ‘일임형’ 두 가지가 있는데요.
일임형 ISA의 경우 신탁형에 비해 보수가 더 많이 부과됩니다. 신탁형을 고를 것이지, 일임형을 고를 것인지 보수율을 잘 따져서 결정해야겠습니다.

천창민 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제팀장은 “ISA를 가입하기 전에 금융사의 신탁 보수와 운용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혜택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는데요. 은행은 간접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비싸고 증권사는 직접 판매를 통해 수수료도 저렴하고 운용 경험도 풍부하다며 보수와 수익률 측면에서는 증권사가 은행보다 유리하다고 지적했고요.

우수화 하나대투증권 프로덕트솔루션실 차장은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가 어느정도인지 파악한 후 전략을 길게 세워야 한다”며 “위험 중립형 투자자라면 국내 채권형의 비중을 늘려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겠고,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주식의 비중을 늘려 순환매 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박주연 기자 juyeonbak@asia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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