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이어질까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이어질까
  • 박민규
  • 승인 2016.0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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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상승 여력 제한적
[팍스경제TV 박민규 기자] (이 기사는 8일 팍스경제TV '골드메이커'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앵커: 최근 코스피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외국인들이 주로 사고 있는 덕분이라죠? 그렇다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일 텐데요,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박민규 기자: 네, 본격적인 전망을 하기 전에 먼저 최근 시장의 동향부터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올 초 1900대가 깨졌다가 다시 회복했던 코스피는 지난달 12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폐쇄 등의 영향으로 1835.28까지 추락했는데요,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타며 이달 들어 1950선을 넘어섰습니다.

이날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 1950선이 무너지긴 했는데요, 최근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주로 외국인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까지 최근 한달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4231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의 순매수 규모가 1972억원에 그쳤고, 개인투자자들은 2조64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외국인들이 시장을 견인한 것인데요, 문제는 과연 언제까지 외국인들이 살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외국인이 미치는 영향력이 큰 한국 증시의 특성상 외국인들의 투자 방향에 따라 시장이 움직이는 측면이 큰데요, 이번주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입니다.

오는 10일에 선물옵션 동시 만기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기 때문인데요, 전문가들은 투자 심리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초 경제 여건(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정책 기대감만으로는 코스피의 추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기관의 매도 압력이 커지는 점도 상승을 제한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이번주 코스피는 전강후약 패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주 초반에는 중국 전인대, 미국 고용지표, 달러 약세 효과에 힘입어서 추가적인 반등 시도가 가능해 보이지만 1960선 안착은 아직까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추세 반전일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첫번째는 펀더멘털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정책 기대, 투자 심리 개선만으로 코스피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고요, 12개월 포워드 주가수익비율(PER) 밴드 상단에 대한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코스피 12개월 포워드 PER은 10.98배로 2000년 이후 저항권이었습니다. 2000년 이후 11배를 넘어섰던 경우는 2007년 중국발 모멘텀이 정점에 달했을 때, 그리고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정책공조가 유입됐을 때 단 두번뿐이었습니다.

세번째로는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1950선 이상에서 기관의 매도 압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추가 상승 시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공방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외국인 순매수 흐름도 추세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흐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요약하면 '코스피의 추가 상승은 가능하겠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다' 이런 얘기 같네요.

박민규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외국인의 매매 패턴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최근 외국인 순매수의 중심이 프로그램 매매라는 점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대외 변수나 선물과 현물 가격 차이(베이시스)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매도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과 유럽계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최근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신흥국 증시에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낮은 한국 비중을 정상화하는 과정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신흥국 펀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월말 기준 14.45%로 과거 평균치인 16~17%보다 낮은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과연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얼마나 더 살 것이냐가 가장 큰 관심거리가 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어떨까요?

박민규 기자: 대신증권이 이머징펀드 내 국가별 비중 조절과 선물 매매주기를 활용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외국인의 추가 매수 여력은 현물의 경우 1조9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선물의 경우 7700~1만4600 계약을 추가적으로 매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주 외국인의 현물 및 선물 평균 매수 규모와 비교해 보면 오는 10~16일 사이에 외국인의 현물 및 선물 순매수가 정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는 10일이 1차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선물옵션의 경우 이미 외국인 매수 주기가 정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큰 데다,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할 경우 원화 약세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CB 회의에서는 부실채권 매입 여부가 중요한데, 시장 기대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글로벌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이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ECB 회의 결과에 따라 환율 변동성 확대도 예상됩니다.

특히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국제 유가와 글로벌 증시 중 가장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는 브라질이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국제 유가는 저점 대비 37% 오르며 35달러를 넘어섰는데요, 과거 패턴을 감안하면 37달러까지 더 오를 수는 있겠지만 38달러를 넘어서는 추세 반전은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박민규 기자: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는 무작정 시장을 따라가다가 리스크를 키우기보다는 환율 수혜주 등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입니다. 글로벌 통화정책이 본격화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고,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유입되더라도 환율 자체의 매력도는 여전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1950선 이상에서는 소탐대실, 그러니까 작은 욕심을 부리다가는 하락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주 코스피 추가 상승 시에는 순환매 차원에서 은행주에 대한 관심을 가져볼 만하지만 위험자산에 대한, 특히 성장주에 대한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겠고요. 한편 환율 수혜주 같은 경우는 기관 매물 압력에 다소 흔들리기는 했지만 가격 부담을 덜어냈고 매물 부담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측면에서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은행주와 환율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오늘은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 박민규 기자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이나 기관의 투자 흐름에 관심이 크지만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을 무작정 추종하기보다는 한발 더 앞을 생각해서 투자의 방향을 결정한다면 보다 현명한 투자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민규 기자 yushin@ais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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