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 증권사 신용위험 우려
'3중고' 증권사 신용위험 우려
  • 박민규
  • 승인 20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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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규제·파생결합증권·우발채무 '3대 리스크'
[팍스경제TV 박민규 기자] (이 기사는 5일 팍스경제TV '골드메이커'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앵커: 최근 증권사들의 사업 환경이 나빠지면서 신용도 악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박민규 기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다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주식 거래량이 줄어드는 추세인데요, 특히 파생결합증권과 우발채무 급증에 따른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 2년간 증권사들의 수익성 개선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네차례 인하한 영향이 컸는데요, 올해는 이런 기대도 힘든 상황입니다. 주식 거래량 및 수수료 수익 감소로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익성은 더욱 위축될 전망입니다.

앵커: 영업환경 자체도 힘든 상황에서 3대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짚어주시죠.

기자: 3대 리스크 중 첫번째는 순자본비율(신 NCR) 및 레버리지 규제 시행인데요, 이에 따라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영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파생결합증권 규제, 세번째로 우발채무 규제가 강화될 예정입니다.

먼저 자본규제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금융당국은 2011년 자본시장법 및 금융투자업 규정을 개정해 헤지펀드 및 프라임브로커를 도입했는데요, 이에 따라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가 등장했지만 대형화 이후 성과가 미흡했고 영업용순자본비율(구 NCR) 산출 방식에도 문제점이 노출됐습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2014년 NCR 관련 규정을 개정했고 올해부터 신 NCR이 전면 적용됐습니다.


NCR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인데요, 구 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눠 산출했지만 신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수치를 업무 단위별 필요 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눠 계산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의 절대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의 경우 NCR이 높게 나와 유리해진 반면 중소형사들은 불리해진 것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자기자본 1조원 이상 11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NCR이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평균 382.5%에서 1047.1%로 오른 것으로 산출됐습니다. 반면 자기자본 1조원 미만 16개 증권사는 평균 NCR이 413.2%에서 337.6%로 내려갔습니다. 16개사 중 6개만 NCR이 소폭 올랐고 나머지 10개는 하락했습니다. 특히 이 중 BNK투자증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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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NCR이 200%대로 낮아져 자본활용 여력이 크게 줄었습니다. 물론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기준치는 100%여서 당장 문제가 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NCR 하락에 따른 영업 위축으로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을 나타내는 레버리지비율 규제도 올해부터 도입됐는데요, 레버리지비율이 900% 이상이면서 2년 연속 적자이거나 레버리지비율이 1100% 이상이면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됩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레버리지비율이 900% 이상인 증권사는
과 동부증권 두곳인데요, 업계 평균이 734.4%로 높은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저조한 증권사의 경우 영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입니다.


앵커: 자본규제는 오래전부터 예고가 됐던 것이라 그나마 우려가 덜한데요, 최근 증권업계에 가장 뜨거운 감자가 바로 파생결합증권일 텐데요, 파생결합증권 발행이 크게 늘면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죠?


기자: 그렇습니다. 파생결합증권은 2012년 이후 발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발행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200%를 웃돌고 있는데요, 특히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상품 비중이 70%에 육박해 위험도가 높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지난해 상당수 파생결합증권에서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파생결합증권 발행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중금리 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데다 증권사들의 위탁매매수수료가 줄면서 대체수익원으로 파생결합증권이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파생결합증권은 증권사들의 자체 헤지에 따른 손실 확대 가능성과 함께 기초자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대규모 환매 요청에 따른 유동성위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홍콩H지수와 유가가 하락하면서 관련 파생결합증권 상품에 손실이 발생해 일부 증권사가 연간 기준으로 적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파생결합증권 관련 위험도가 높은 증권사들은 어디인가요?

기자: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원금비보장형 파생결합증권 규모가 200% 이상인 곳은 KB투자증권·
·대신증권·하나금융투자·
·
등 6개였습니다. 파생결합증권 자체 헤지 비중이 60% 이상인 곳은
·유진투자증권·
·동부증권·
·
등 6개로 조사됐습니다. 이와 함께 자기자본 대비 자체 헤지 파생결합증권 비중이 80% 이상인 곳은 대신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
등 6곳이었습니다. 유동성갭(유동성자산-유동성부채) 대비 자체 헤지 파생결합증권 비중이 70% 이상인 곳도
·한화투자증권·현대증권·삼성증권·대신증권·하나금융투자 등 6곳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파생결합증권 관련 위험성을 살펴봤는데요, 우발채무 역시 급증하는 추세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증권사 우발채무는 2013년 이후 급격히 늘어 자기자본 대비 50%를 웃돌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위험이 부각되면서 금융감독당국이 관련 규제를 강화할 예정인데요, 우발채무가 급증한 이유는 건설사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신용도가 떨어져 외부 신용보강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건설사에서 증권사로 리스크가 전이된 셈인데요, 특히 우발채무 가운데서도 상시 유동성 지원과 신용위험 가능성이 큰 신용공여형이 가장 위험하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우발채무 관련 위험성이 큰 증권사들도 한번 살펴봐야겠군요.

기자: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이 100% 이상인 곳은 메리츠종금증권·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IBK투자증권 등 5개사로 조사됐습니다. 우발채무 중 신용공여형 비중이 50% 이상인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HMC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 4개사였습니다. 거래 상대방의 신용도도 중요한데요, HMC투자증권의 경우 거래 상대방의 신용등급이 BBB 이하이거나 무등급인 비중이 6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용평가사들은 증권사들의 3대 위험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곳들을 위주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인데요,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장: 나이스신용평가는 증권사 신용등급 방향성과 관련해서 3대 이슈로 자본규제와 파생결합증권과 우발채무를 지정했습니다.

자본규제와 관련해서는 구 NCR(영업용순자본비율)에서 신 NCR로 바뀔 때 하락 폭, 그리고 순자본비율(신 VCR) 수준, 레버리지비율 수준 세가지를 주요 평가지표로 하는데, 이 세가지와 평가지표와 관련해서 주요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된 회사는 BNK·유진·동부·SK 네개입니다.

파생결합증권과 관련해서는 ELS(주가연계증권)와 DLS(기타파생결합증권) 자체 헤지 비중, 자기자본 대비 자체 헤지 ELS·DLS 비율, 유동성갭 대비 자체 헤지 ELS·DLS 비율이 높은 증권사들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인데, 여기 해당하는 회사는 삼성·대신·하나·현대·한화 다섯개가 되겠습니다.

우발채무와 관련해서는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이 높고 우발채무 중 신용공여형 비중이 높고 거래상대방 신용도가 열위한 증권사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인데, 여기에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생각되는 회사는 HMC와 하이투자증권 두개가 되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총 11개 회사가 모니터링 대상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회사들의 등급이 조기에 변경이 일어난다는 것은 아니고 이 회사들의 실적을 향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입니다.

11개 회사 중에서 최근에 동부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의 등급전망이 하향 조정됐는데, 이 두 회사들은 작년 하반기에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연간 기준으로 적자 전환됐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따라서 나머지 회사들도 실적 관리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당장 위험이 현실화된 것은 아니지만 증권사들의 잠재 리스크가 점점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파생결합증권은 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이 큰 이슈인데요, 관련 규제와 시장 상황 등을 잘 살펴봐야 할 거 같습니다.


박민규 기자 yushin@aisae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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