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의 생명이야기]<3>질병의 치료와 치유
[김재호의 생명이야기]<3>질병의 치료와 치유
  • 승인 2016.0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우리가 어떤 질병에 걸렸을 때 병원에 가는 이유는 질병을 낫기 위해서, 다시 말하면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서이다. 병원에서는 환자가 찾아오면 일반적으로 치유가 아닌 치료를 해준다. 치료와 치유는 어떻게 다를까?

치유는 질병의 원인이 몸에서 완전히 사라져 질병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의미하며, 영어로는 ‘heal’이라 한다. 치료는 질병의 원인은 몸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질병으로 인한 증세(symptom)를 완화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영어로는 ‘treat’라 하여 ‘heal’과 구분한다.

예를 들어 보자. 감기에 걸렸을 때 감기 바이러스가 몸 안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치유라면, 바이러스는 몸 안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콧물이나 기침이 나는 것이 줄어들고, 두통이나 고열이 완화되는 것이 치료이다.

고혈압 환자가 아무런 약을 먹지 않고도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가면 치유된 것이고, 약을 먹으면 정상혈압으로 내려갔다가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올라가는 것이 치료이다.

암환자의 몸 안에서 암 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치유라면, 암에 걸린 원인은 몸 안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발견된 암 덩어리를 수술이나 약물 또는 방사선과 같은 물질로 없애거나 줄어들게 하는 것이 치료이다.

치료와 치유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면, 우리는 질병에 걸렸을 때 아무도 치료를 원하지 않으며, 치유를 원할 것이다. 질병의 원인이 완전히 제거되어야 재발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치유를 위해서는 질병의 원인을 완벽하게 제거하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의학이 대단히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질병에 대하여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아직까지 사망의 주요 원인인 암이나 각종 혈관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을 치유하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열심히 치료를 하고 있는 현실이 치유의 어려움을 말해 준다.

우리가 원하는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는 질병의 치유는 물론, 예방도 되어야 하는데,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여 제거함으로써 둘 다 가능해질 것이다.

반면에 치료로는 몸 안에 질병의 원인이 남아 있는 한 언제든지 재발이 가능성이 남아 있으며, 치료할 때 사용하는 약품과 같은 물질은 반드시 부작용을 동반하기 때문에 치료로는 건강이 보장되지 않는다.

어떤 질병에 걸렸을 때 치유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치료를 선택할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한 번의 선택에 자신의 생명이 달려 있음을 생각하면 질병마다 치유와 치료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치료에 대한 정보는 비교적 많은 양이 데이터화되어 공개되어 있으므로 많은 정보를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으며, 그 효과를 판단하기가 비교적 용이하다. 어떤 질병에 걸렸을 때 어떤 치료를 받으면, 무슨 효과가 있으며, 부작용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에 반해 치유에 대한 정보는 체계화되어 있는 정보부터 각종 민간요법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많고, 신뢰성이 떨어지는 정보도 많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치유에 대해 체계적인 지식과 안목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