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老다지]늘어나는 5060 은퇴자 금융사기
(지면)[老다지]늘어나는 5060 은퇴자 금융사기
  • 김원규
  • 승인 2016.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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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김원규 기자] #50대 중반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30년 넘게 다니던 직장에서 희망퇴직이라는 무기로 퇴직 압박에 시달렸다. 결국 A씨는 회사를 그만두면서 퇴직금을 받았지만 막상 자녀 교육비와 노후에 쓸 자금을 계산해보니 한숨부터 났다. 그러던 차에 A씨는 주변 지인 소개로 투자회사 대표 B씨로부터 '기업 인수합병 상품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지며 퇴직금 전액을 B씨에게 넘겼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고 A씨는 B씨에게 투자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없는 전화번호'라는 음성이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A씨는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한 금융사기에 걸려든 것이다.

최근 국내 고령자 수가 늘고 있는 가운데 50ㆍ60대 은퇴자 대상 금융사기가 증가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0ㆍ60대 이상 은퇴자 금융투자 피해 사례는 2013년 14.8%, 2014년 21.1%, 2015년 25%를 기록했다. 전체 우리나라 국민 중 4명 중 1명 꼴로 50ㆍ60대 이상 은퇴자가 금융사기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은퇴자들이 금융사기범들의 표적이 되는 주요 배경에는 은퇴자들의 퇴직금ㆍ목돈이 꼽힌다. 일반적으로 은퇴자들은 고정적 수입은 크게 없어지지만 퇴직금이나 모아둔 사업준비자금 등 자금 동원력은 30ㆍ40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노후걱정, 자녀교육비에 대한 우려 등 마음이 조급하다보니 은퇴자들은 자금을 늘려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틈새를 금융사기범들이 노리게 되는 것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금융사기 유형별로 원인이 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젊은 층 대비 은퇴자들이 목돈을 제일 많이 가지고 있다"며 "또 자산가 대부분이 60대로 상황판단이 무뎌지는 시기라 금융사기범들의 타깃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사기 수법들 가운데 주로 '원금보장'이라는 말에 은퇴자들이 현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못해도 본전을 지킬 수 있다'는 투자자 심리를 이용한 대표적인 금융 수법으로 꼽힌다. 그러나 '투자상품'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예외로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보장(5000만원 한도)을 받는 금융상품으로는 은행ㆍ저축은행의 예ㆍ적금,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변액보험 최저보장보증금(원금), 종합금융회사의 종금형 현금관리계좌(CMA) 정도만 원금이 보장된다. 이밖에 '연 10% 수익 확정지급' 등 고수익 장담한다거나 투자할 곳이 기술개발ㆍ특허나 사업 인ㆍ허가를 받을 예정이라는 말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50ㆍ60대 은퇴자들이 금융사기를 예방하기 위해선 올바른 금융생활습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 소장은 "좋은 투자 기회가 굳이 나한테만 있다는 것에 대해 의심해봐야 하고, 누군가 투자하라는 요구가 있을 시 확신이 설 때까지 재차 확인해야 한다"며 "금융사기를 당하고 24시간이 넘어가면 피해보상이 불가능한 만큼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이 되면 즉시 관련 기관에 연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기관으로는 경철청(112), 금융감독원(1332), 각 금융회사 콜센터가 있고, 대출사기는 지난 2014년 7월부터 피해금 환급 대상에 포함되면서 별도의 소송없이 은행 영업점에서 피해금 환급을 신청할 수 있다.

김원규 기자 wkk09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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