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은 박정원 회장이 연초부터 주요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박 회장은 11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사업장을 방문해 에너지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최근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발전용 가스터빈 공장과 소형모듈원전(SMR) 주기기 제작라인을 집중적으로 살피며 생산 상황을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동행한 경영진에게 “AI 대전환기를 맞아 에너지 사업 분야에 큰 기회의 장이 열렸다”면서 “그간 축적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서 확대된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한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까지 국내외 총 16기에 달하는 가스터빈을 수주하면서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 380메가와트(MW)급 대형 가스터빈 5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으며 가스터빈을 해외에 첫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 시장에 국산 기술과 제품을 역수출하게 됐다는 점에서 한국 발전산업 위상을 높인 기념비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누적 기준 2030년 45기, 2038년 105기에 이르는 가스터빈 수주를 목표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28년까지 창원사업장 연간 생산규모를 1.5배 수준인 12대로 확충하는 설비투자를 진행한다. 또한 가스터빈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 수소터빈 개발에도 속도를 내 차세대 무탄소 발전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SMR(소형모듈원전) 분야에서도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며 주기기 및 핵심소재 제작을 담당하는 ‘글로벌 SMR 파운드리’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엑스-에너지가 발주한 SMR 16기 주기기와 핵심소재를 시작으로 뉴스케일파워 초도 물량 등을 올해 하반기부터 제작할 예정이다.
회사는 수주 물량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창원사업장에 SMR 전용 공장을 구축 중이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가동 시 연간 SMR 생산능력은 20기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설계와 규격에 대응하는 고객 맞춤형 생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박정원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두산밥캣 인천사업장을 찾았다. 박 회장은 지게차, 스키드 로더, 미니 굴착기 등 두산밥캣 ALAO(Asia, Latin America and Oceania)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사업 성과와 한국·인도·중국 등 사업장 현황에 대해 보고 받은 뒤 제조 현장을 둘러봤다.
공장 내 전시된 전동·수소 장비와 지게차 생산라인, R&D센터 등을 차례로 둘러본 박정원 회장은 주요 부품 수급 현황, 신제품 상용화 시기 등에 대해 질문하며 생산 전반을 점검했다. 특히 박 회장은 인천, 창원 등의 작업 여건을 꼼꼼히 살피면서 임직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안전에 대해 각별히 당부했다.
이어 12일에는 충북 증평에 있는 두산 전자BG 사업장을 찾아 AI 가속기용 CCL(동박적층판) 제조 공정을 점검한다. 지난 2024년 사상 첫 매출 1조 원 시대를 연 전자BG는, 글로벌 빅테크향 공급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이 전망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CCL은 절연체 양면에 동박을 입힌 판으로, 전자제품 신경망 역할을 하는 PCB(인쇄회로기판)의 핵심 기초 소재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해야 하는 AI 가속기에는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고 고온의 가동 환경에서도 변형되지 않는 고성능 CCL이 필수적이다.
전자BG는 분자 수준의 정밀 배합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늘어나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CAPEX)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한편 박 회장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을 찾아 AI와 에너지 기술 동향을 점검하며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두산은 CES에서 가스터빈과 SMR 등 에너지 솔루션과 건설기계·로봇 분야의 피지컬 AI 기술을 선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