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좋던 JKL파트너스, 여기어때 투자로 신뢰 잃어 '속앓이'
평판 좋던 JKL파트너스, 여기어때 투자로 신뢰 잃어 '속앓이'
  • 이형진
  • 승인 2017.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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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다 발목 잡힌 JKL파트너스
[팍스경제TV 이형진 부국장]



앵커멘트) 모래 속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일이 알짜 벤처기업 구별하기라고 합니다.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좋은 벤처캐피탈, 사모펀드 육성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꽤 오랫동안 꾸준한 실적을 내왔던 토종 사모펀드(PEF) JKL파트너스라는 곳이 추가투자 문제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얘긴지, 보도국 이형진 부국장과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JKL파트너스에 대해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 같은데요. 어떤 곳입니까?

이형진) JKL파트너스는 공동창업자이자 삼정KPMG 회계법인 출신 파트너 3명의 이니셜을 합쳐 만든 사모펀드입니다.

고려대 89학번인 정장근 대표의 ‘J’, 서울대 90학번인 강민균 부사장의 ‘K’, 그리고 서울대 91학번인 이은상 부사장의 ‘L’이 합쳐진 것입니다.

나이 순서대로 성씨 이니셜을 붙인 것이 회사 이름이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회사 이름 재밌네요. 그럼 JKL파트너스 실적은 어떻습니까?

이형진) 네. JKL파트너스는 그간 투자역량을 수차례 입증해 왔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요. 2005년 이후 9개의 펀드를 선보이기도 했고, 당시 청산했던 3개 펀드 내부수익률도 이미 25%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한국렌탈, 테이팩스, 한국정수공업, 하이브론, 원방테크 같은 곳을 발굴투자하면서 호실적을 내기도 했고요.

특히 2014년 , 하림그룹과 함께 1조원 규모의 팬오션 인수전에서 승리하면서, JKL파트너스는 투자업계에서 그야말로 신흥 강자의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신흥강자다. 또 보니까 말이죠. (네)
업계에서도 국내 첫 스튜어드십 코드 1호 투자자로 선정되는 등, JKL파트너스의 성장세 꽤 눈부시더라고요? 그렇죠?

이형진) 그렇습니다. 2001년 7월에 설립된 JKL파트너스는 설립 후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부실화 기업의 턴어라운드에 기여하며 명성을 쌓아왔다. 이렇게 설명드려도 좋을 듯 합니다.

그 같은 성과를 인정받는 사건이 하나 있었죠. 세계적으로도 투자업계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JKL파트너스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자(Limited Partners)로 참여한 겁니다.

그러면서 JKL파트너스 앞에 “국민연금이 투자한 벤처캐피탈”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평판을 얻게 됩니다.

앵커) 국민연금이 꽤 까탈스럽게 투자처를 고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대단하네요.

그럼 투자결정은 어떻습니까?

이형진) 네. 그부분이 재밌는데요. JKL파트너스는 이니셜 속 3인 대표가 주요 의사결정을 합니다.

한마디로, 3인 대표 합의제로 토론 끝에 하나의 결론을 내는 방식이어서 의사결정에 따른 반대나 앙금을 남기지 않아 왔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큰 문제 없이 17년간 회사를 키워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네. 그래서요?(영상 속에서)

이형진)
그러다가 이번에 문제가 꽤 크게 불거졌는데요.

바로, 최근 상반기 최대 보안이슈, 고객 숙박정보 유출사건이 터진 고객숙박앱 ‘여기어때’의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에 추진한 투자 건이 말썽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게 무슨 얘깁니까?(영상 속에서)

네. 무슨 얘기냐.

JKL파트너스는 그간,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O2O 시장에 투자한 적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은상 부사장이 여기어때 투자를 주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른 두 명의 보드멤버 중 한 사람이 신생기업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투자를 강력히 반대했고요.

앵커) 3인 합의제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쉽게 투자기 이뤄지지 않았을 텐데 이미 JKL파트너스가 여기어때에 200억원을 투자했잖아요?

이형진) 맞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은상 부사장이 그 뒤로부터 1년 동안, 여기어때 운영사인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와 만나 얘기를 나누며, 여기어때의 매출과 이익부분에 대해 확신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본래 이은상 부사장은 셋 중 가장 합리적으로 안전하게 투자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흔히 벤처투자에서 볼 수 있는 감정적이거나 돌출행동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으로 평가를 받아왔고요.

하지만, 여기어때에 대한 충분한 검증없이 무리한 투자를 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이 나오는 것을 봐선, 뭔가 투자과정에서 미쳐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라는 합리적 의심은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자.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은 업무용 법인카드가 중지될 정도라는 루머가 돌 정도로 회사가 어려운 지경이라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하지만, 자본잠식하고 회사 운영자금하고는 또 다른 문제니까요.

어째됐건, 위드이노베이션은 추가 투자가 절실한 상태는 맞고, JKL파트너스는 기존 투자액을 잃지 않으려면 거액의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 여기어때가 기본도 안된 허술한 보안때문에 고객정보 유출사건으로 정부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맞고, 피해고객들로부터 거액의 민사소송을 당하고 있고요.

또, 여기어때 운영사 대표인 심명섭 대표는 배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지금은 대법원 결심을 남겨둔 상태인거죠.

뭐. 보안시스템은 방통위가 원하는대로 수십억원을 쓰던 얼마를 쓰던 시스템을 갖추면 되고, 정보유출 피해고객에게 당한 민사소송도 돈으로 막으면 될텐데요.

심명섭 대표가 유죄판결이라도 나는 날엔 오너리스크가 있는 회사에 투자했다는 불명예를 벗긴 어려울 것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그럼 JKL파트너스가 200억을 날리는 겁니까?
아니면 그런 위험부담에도 추가 투자를 해야 맞는 겁니까? 개인적인 의견을 묻고 싶네요.

기자) 200억을 날려서야 되겠습니까? 당연히 추가투자를 해야겠죠.

그런데, JKL파트너스의 명성에 날개를 달아준 곳이 어딥니까? 국민연금이잖아요.

그 국민연금을 문제기업에 투자를 하겠다? JKL파트너스가 자기들의 명성을 위해서 국민의 노후자금을 빼다가 대표가 배임혐의로 2심까지 유죄판결난 회사에다 넣는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죠.

여기어때에 JKL파트너스가 돈을 넣고 싶으면 대표 3인 본인들 돈을 넣던지,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인 자금은 빼야하는 것이 맞다. 제 얘기가 아니고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한가지만 더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누굽니까?

기자) 네. 지금 본부장은 공석인 상태고요. 현재 본부장 업무는 조인식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리가 맡고 있습니다.

앵커) 기회가 되면 조인식 기금운용본부장 입장도 들어봤으면 좋겠네요.
이형진 부국장이었습니다.


이형진 부국장 bulletwa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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