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영광군 불갑산 상사화,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한 자리에서 피어난 ‘기다림의 꽃’
[기획] 영광군 불갑산 상사화,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한 자리에서 피어난 ‘기다림의 꽃’
  • 유창수 기자
  • 승인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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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의 생태적 특징에 ‘그리움과 기다림’의 애틋한 설화 더해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광군 불갑산이 여름부터 가을까지 피어나는 상사화로 물들고 있다. 특히 9월에는 붉은 석산(꽃무릇)이 불갑산 일대를 붉게 수놓으며 장관을 이룬다. 영광군은 상사화의 아름다움과 이야기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매년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미지=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광군 불갑산이 여름부터 가을까지 피어나는 상사화로 물들고 있다. 특히 9월에는 붉은 석산(꽃무릇)이 불갑산 일대를 붉게 수놓으며 장관을 이룬다. 영광군은 상사화의 아름다움과 이야기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매년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미지=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전남 영광=팍스경제TV]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광군 불갑산이 여름부터 가을까지 피어나는 상사화로 물들고 있다. 특히 9월이면 불갑산 일대에 붉은 석산(꽃무릇)이 대규모로 피어나 산자락과 탐방로를 붉게 수놓으며 영광을 대표하는 가을 풍경을 만든다. 영광군은 이 같은 자연경관과 상사화의 이야기를 관광자원으로 발전시켜 매년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를 열고 있다.

상사화는 수선화과 상사화속(Lycoris)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구근식물이다. 국내에서는 상사화, 진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 백양꽃, 위도상사화 등 여러 종류가 알려져 있으며, 불갑산은 다양한 상사화류가 자생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상사화의 학명은 Lycoris squamigera이며, 영광군 역시 상사화를 군화로 지정해 지역을 대표하는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상사화가 특별하게 여겨지는 가장 큰 이유는 꽃과 잎이 서로 만나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는 생태적 특징 때문이다. 상사화류는 일반적으로 잎이 나온 뒤 사라지고 꽃대가 올라오는 식으로 생육 시기가 나뉘어 ‘꽃과 잎이 서로 그리워한다’는 의미가 더해졌다. 이 때문에 상사화의 꽃말로는 흔히 ‘이루지 못한 사랑’, ‘그리움’, ‘기다림’ 등이 소개되지만, 이는 식물학적 분류가 아니라 오랜 시간 전해진 상징적 의미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불갑산을 대표하는 붉은 꽃은 석산(꽃무릇)이다. 석산은 상사화속에 속하지만, 식물학적으로는 상사화와 다른 종이다. 영광군은 석산을 비롯한 다양한 상사화류의 자생 군락을 지역의 주요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미지=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불갑산을 대표하는 붉은 꽃은 석산(꽃무릇)이다. 석산은 상사화속에 속하지만, 식물학적으로는 상사화와 다른 종이다. 영광군은 석산을 비롯한 다양한 상사화류의 자생 군락을 지역의 주요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미지=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불갑산에서 특히 널리 알려진 붉은 꽃은 석산, 즉 꽃무릇이다. 석산 역시 상사화속에 속하는 식물이어서 지역에서는 넓은 의미의 ‘상사화’로 함께 불리지만, 식물학적으로는 상사화(Lycoris squamigera)와 다른 종이다. 영광군은 통계연보에서 불갑산의 상사화·진노랑상사화·백양꽃 등과 함께 자라는 석산 군락의 생태적 가치와 종간잡종 가능성 등을 소개하고 있다. 

상사화에는 이루지 못한 사랑을 담은 설화가 전해진다. 여인을 사랑한 스님이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뒤, 이듬해 무덤가에 꽃과 잎이 따로 피는 꽃이 피어났다는 이야기다. 이에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는 꽃말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이미지=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상사화에는 이루지 못한 사랑을 담은 설화가 전해진다. 여인을 사랑한 스님이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뒤, 이듬해 무덤가에 꽃과 잎이 따로 피는 꽃이 피어났다는 이야기다. 이에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는 꽃말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이미지=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상사화에는 애틋한 사랑을 담은 설화도 전해진다. 옛날 한 사찰에서 아버지를 잃은 한 여인이 백일 동안 탑돌이를 하자, 이를 지켜보던 젊은 스님이 여인을 사모하게 됐지만 출가한 신분 때문에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여인이 절을 떠난 뒤 상사병을 앓던 스님이 세상을 떠났고, 이듬해 무덤가에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꽃이 피어났다는 내용으로, 사람들은 이를 상사화라 부르며 ‘이루지 못한 사랑’이라는 의미를 붙였다는 설화다.

다만 이 이야기는 상사화의 생태적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전해 내려오는 민간 설화로, 특정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 인물에 대한 기록으로 확인된 이야기는 아니다. 꽃과 잎이 함께 피지 않는 실제 생태적 특징에 사람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오늘날 상사화의 대표적인 문화적 서사로 자리 잡은 것이다. 상사화가 단순한 관상용 꽃을 넘어 ‘기다림과 그리움’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영광군은 2009년 상사화를 군화로 지정하면서 지역의 상징성을 강화했다. 이후 상사화를 중심으로 한 관광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불갑산은 상사화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고,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 역시 지역을 대표하는 가을축제로 성장했다.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의 시작은 2001년 열린 ‘영광불갑산 상사화 꽃길 등반대회’와 불갑면민의 날 행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 제5회 행사부터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로 명칭을 변경했고, 2011년에는 기존 주관단체에서 축제추진위원회 체제로 운영방식을 바꾸는 등 축제 규모와 운영체계를 확대해 왔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공식행사가 취소됐지만 2022년부터 다시 축제가 열렸으며, 이후 전라남도 대표축제와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등에 선정되며 지역 대표 관광축제로 위상을 높였다.

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는 9월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불갑사 관광지 일원에서 열린다. 상사화 꽃길 걷기와 콘서트, 미디어파사드, 달빛 야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진 인증, 편지쓰기, 공예 체험 등 참여형 콘텐츠가 마련된다. [사진=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 집행위원회]
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는 9월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불갑사 관광지 일원에서 열린다. 상사화 꽃길 걷기와 콘서트, 미디어파사드, 달빛 야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진 인증, 편지쓰기, 공예 체험 등 참여형 콘텐츠가 마련된다. [사진=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 집행위원회]

올해 제26회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는 오는 9월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 불갑사 관광지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는 상사화를 중심으로 요일별 테마를 구성하고 문화콘텐츠를 확대해 체류형 축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상사화 꽃길 걷기와 상사호 인 러브 콘서트, 상사화 미디어파사드, 상사화 달빛 야행 등을 비롯해 사진 인증 이벤트, 상사화 우체통 편지쓰기, 공예 체험 등 방문객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특히 올해는 사랑을 주제로 한 신규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상사호동산 야외상영관에서 연인과 부부를 위한 ‘사랑이 피는 밤, 상사화 시네마’가 열리고, 예비부부와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간직한 커플을 대상으로 한 ‘평생을 함께할 인연, 상사화가 이어드립니다’ 이벤트도 진행된다. 선정된 커플에게는 9월 19일 축제 주무대에서 특별 프로포즈와 함께 200만원 상당의 신혼여행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축제를 기념한 KBS1 ‘전국노래자랑’ 공개녹화도 9월 15일 영광문화예술의전당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린다. 방문객이 축제장의 꽃과 체험, 먹거리, 볼거리를 직접 영상으로 제작해 참여하는 ‘쇼츠·릴스 영상 콘테스트’도 올해 처음 선보인다. 상사화라는 꽃의 생태적 특징에 지역의 역사와 설화, 문화콘텐츠를 더해 관광객이 단순히 꽃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랑과 기다림’이라는 이야기를 함께 경험하도록 축제의 외연을 넓힌다는 취지다.

상사화는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특성 때문에 그리움과 기다림을 상징한다. 불갑산의 붉은 꽃길은 이러한 상사화의 의미와 함께 매년 가을 관광객에게 사랑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사진=유창수 기자]
상사화는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특성 때문에 그리움과 기다림을 상징한다. 불갑산의 붉은 꽃길은 이러한 상사화의 의미와 함께 매년 가을 관광객에게 사랑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사진=유창수 기자]

상사화는 꽃이 피는 순간보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더 긴 꽃이다. 그래서 불갑산의 붉은 꽃길은 화려한 가을 풍경인 동시에, 만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꽃이 지고 계절이 바뀌어도 다시 피어나는 상사화처럼, 영광불갑산상사화축제는 매년 가을 관광객에게 사랑과 기다림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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