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거래 반토막·지방 미분양 물량 급증…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
강남 거래 반토막·지방 미분양 물량 급증…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
  • 이정 기자
  • 승인 2018.0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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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이정 기자] 

<앵커멘트>

지난해까지 분양시장 참 좋았습니다. 공급되는 물량도 많았고, 청약 경쟁률도 괜찮았는데요. 그런데 최근 사정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잇단 정부규제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미분양과 분양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전국 부동산 시장상황, 이정 기자와 자세히 짚어 보겠습니다.

<리포트>

앵커1)이 기자, 앞서 말씀드렸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달 초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서울 주택 시장에선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이른바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거래량이 반 토막 나면서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입니다.

4월부터 시행된 양도세 중과를 피해 올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집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발 할인 매물이 사라진 결과로 분석됩니다.

거래량이 줄면서 서울 아파트 값 상승 폭도 크게 꺾였는데요. 특히 재건축 아파트 값 오름폭은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앵커2) 지방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요?

 

네, 지방 분양시장은 상황이 더 어렵습니다.

최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는 모두 14곳이었는데요.

1순위 마감 단지는 단 1곳에 불과했습니다. 2개 단지가 2순위에서 주인을 찾는데 성공했지만 나머지 11개 단지는 모두 미달로 청약을 마쳤습니다.

1순위 청약신청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청약 제로단지‘도 속출했는데요.

전북 순창에 공급된 '순창온리뷰2차'와 제주 한림읍에 분양된 '제주대림위듀파크'는 1순위 청약자가 단 1명도 나오질 않았습니다.

대형건설사들도 지방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입니다.

대림산업이 경남 창원에 선보인 'e편한세상창원파크센트럴2'는 605가구 일반분양에 절반이 넘는 491가구가 미달됐고요.

현대건설이 이달 충남 천안에 내놓은 '힐스테이트천안'도 443가구 분양에 138명이 청약하는데 그쳐 0.31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앵커3) 왜 상황이 이렇게 된 건가요?

지방의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 것은 지난 몇 년간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 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충분한 수요조사 없이 공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지방 주택 경기 붐으로 지난 2015년(25.3만 가구), 2016년(23.6만 가구) 많은 공급물량이 쏟아졌는데, 이들이 차차 ‘준공 후 미분양’으로 집계된 것입니다.

 

문제는 2분기인데요. 지방 중소도시에서만 약 3만여 가구의 공급이 예정돼 있어 미분양 문제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4)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량이 공급돼서 문제가 생겼군요. 그런데 강북과 세종 등 일부지역에는 분양 훈풍이 불고 있다고요?

기자) 네, 분양가 규제로 시세 차익이 커진 단지엔 청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8단지 ‘디에이치자이 개포’와 마포구 염리3구역을 재개발한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이른바 로또단지로 불리며 청약자가 대거 몰렸고요.

지난 12일과 13일 각각 문을 연 세종시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와 경기 '동탄역 금성백조 예미지 3차'의 견본주택에는 약 4만여 명이 찾아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로 주택 수요가 서울과 일부 수도권 청약시장으로 몰리고 지방은 외면받는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매수세와 거래가 줄면서 강세를 나타냈던 서울의 집 값 상승세가 둔화되는 조짐인데요. 다만 매물 출시가 줄면서 가격 조정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수요기반이 약한 지방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다주택자들이 비조정대상지역의 주택처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매물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역과 상황에 따라 분양시장 지형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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