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전기요금 폭탄’ 걱정...정부-한국전력 시각차
국민은 ‘전기요금 폭탄’ 걱정...정부-한국전력 시각차
  • 도혜민 기자
  • 승인 2018.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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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폭염...전기요금 누진제 반발 여론 고조
정부, 산업부에 전기요금 특별배려 검토 요청
한국전력 관계자, '전기요금 폭탄' 우려에 회의적

[팍스경제TV 도혜민 기자]

(앵커)
8월 첫날인 오늘은 더 더웠습니다. 서울의 한낮 기온은 40도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이 폭염만큼이나 뜨거운 게 있습니다. 바로 전기요금인데요. 정부가 전기요금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산업부 도혜민 기자와 하나씩 짚어봅니다. 

(앵커)
도 기자, 전기요금 누진제가 개편된 지 2년도 안 된 것으로 아는데요. 전기요금이 이렇게 논란이 되는 배경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그 전에 제가 앵커께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요즘 집에서 에어컨 마음껏 트시나요?

(앵커)
에어컨을 틀기는 트는데 전기요금이 걱정돼서 웬만하면 자제하고 있습니다.

(기자)
네, 아마 대부분이 그럴 겁니다. 전기요금 폭탄을 우려해서 역대 최고라는 폭염에도 에어컨을 켤 생각도 못 하는 건데요. 전기를 쓰면 쓸수록 요금을 더 내는 누진제 때문입니다. 누진제는 지난 2016년 12월 전기요금 구간을 6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며 개편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 상업용으로 분류되는 일반용을 제외하고 일반 가정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방식은 여전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만은 여기서부터 쏟아집니다. 

 

또 올해 특히 재난에 가까운 폭염이 이어지면서 가정에서 냉방 제품 사용하는 시간이 크게 늘어났는데요. 한쪽에선 전기요금이 무서워서 에어컨이 있어도 틀지 못 한다는 아우성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습니다. 

 

결국 정부가 누진제에서 촉발된 국민 여론을 의식한 듯 전기요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어제(31일) 국무회의에서 특별 재난에 준하는 폭염 상황을 언급하며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전기요금에 대한 특별 배려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이낙연 / 국무총리(지난달 31일 국무회의) ]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폭염이 특별 재난에 준하는 것이므로 전기 요금에 대해서도 제한적으로 특별 배려를 할 수는 없는지 검토해봐 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국민들 입장에선 환영할만한 부분인데요. 산업부가 현재 검토 중인 방안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산업부가 가장 먼저 꺼낸 카드는 '계시별 요금제'입니다. 계절과 시간대별로 요금을 차등 적용한다는 건데요. 봄과 가을, 여름, 겨울 계절은 이렇게 3개로 나누고, 시간대는 최대부하, 중간부하, 경부하로 나눕니다. 현재 산업용, 일반용 전기요금에 이미 적용하고 있지만 주택용은 가구별로 실시간 사용 전력량을 확인할 수 없어 도입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계시별 요금제를 바로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해보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계시별 요금제는 실시간 전력 사용량을 파악이 우선인데요. 

산업부는 실시간 전력 사용량과 요금을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계량기를 2020년까지 전국에 보급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지금 당장 시행이 어렵다면 사실 하나마나한 얘기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한시적으로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방안입니다. 이미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시행한 적이 있기 때문에 바로 시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먼저 2015년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누진제 4구간에 3구간 요금을 적용했습니다.  그 다음해인 2016년에는 기존 누진제를 그대로 유지하되 7월부터 9월까지 구간별 전력 사용량을 50kW를 늘리는 방식으로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벌써 8월이 시작됐는데 지금 검토하면 여름이 다 지나고 나서야 시행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는데요. 산업부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더니 “공식적으로 정리된 입장은 없다“면서, 현재는 “사전에 검토한 내용을 내놓는 게 아니라 어제 총리의 지시에 따라 검토를 시작해야 할 단계“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앵커)
정부의 빠른 조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국내에 전기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한국전력공사는 이 같은 논란 속에서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한전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한전은 우선 전기요금은 정부에서 조정하는 부분으로, 한전이 어떠한 입장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방침에 따른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한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전기요금 폭탄을 걱정하는 현 상황에 대해 정부와는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놨습니다.

제기되고 있는 전기요금 폭탄이 실제로는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닐 것 같다는 얘기였는데요. 요금 폭탄을 맞는 가정도 있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폭염 속에서 시름하는 국민을 바라보는 정부와 한국전력의 시각차가 있는 모습입니다. 모쪼록 111년만의 폭염, 재난 수준의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대책이 하루빨리 나와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도혜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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