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쎈뉴스] 기업인 만난 김상조...'무슨 말 오갔나?'
[빡쎈뉴스] 기업인 만난 김상조...'무슨 말 오갔나?'
  • 도혜민 기자
  • 승인 2019.0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팍스경제TV 도혜민 / 배태호 기자]

[앵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과 기업인들이 만났습니다. 이번이 네 번째인데요. 현장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갔는지 도혜민, 배태호 기자가 차례로 전합니다.

 

[기자]
정부와의 소통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경제단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과 중견그룹 CEO들이 만났습니다. 

김상조 위원장과 기업인들의 만남은 네 번째로 4대, 10대 그룹 등에 이어 이번엔 재계 30대 그룹으로 범위를 넓혔습니다. 

한진, CJ, 부영 등 15개 그룹 CEO들이 참석했습니다. 

우선 김상조 위원장은 “오늘은 싸우는 자리가 아니니까 악수 한 번”하자며 분위기를 풀었습니다. 하지만 이어진 모두발언에선 일감 몰아주기 근절, 지배 구조 개선 등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강조한 부분은 일감 몰아주기. 공정한 경제를 위해 중소기업에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상조 /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 우리 경제와 우리 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해소되어야 합니다.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일감을 독식하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독립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공정한 경제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습니다. ]

이후 김상조 위원장과 CEO간 비공개 간담회가 1시간가량 진행됐습니다. 간담회를 마친 김 위원장은 15개 그룹의 사정을 세세하게 알 수 있었던 시간으로 진지한 대화가 오갔다고 총평했습니다. 

구체적으론 공정위가 현행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정을 적용할 때, 예측 가능한 기준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올해 안으로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기업 역시 합리적인 근거를 설명하는 등의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업을 위한 당근도 제시했습니다. 하도급법을 위반한 기업에 벌점을 주는 것 외에 개선할 경우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향도 고려한다는 겁니다.

각 그룹이 주력하는 사업이 다른 만큼 업종별 특수성을 고려해달라는 기업 측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도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진만큼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게 기업들이 혁신할 수 있도록 공정위가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상조 위원장을 만난 그룹 CEO들은 어떤 요청을 했을까요. 이어서 배태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스탠드업] 배태호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마주 앉은 기업인들은 먼저 정부 정책에 발걸음을 맞추는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습니다.

이와 함께 보다 다양한 규모와 업종의 기업 의견을 공정위에 전달해 공정위가 소통의 범위를 넓히고 변화의 흐름을 한층 빠르게 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는 뜻도 전했습니다.

[김준동 /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 "그동안 간담회를 통해 (정부) 정책에 대한 기업의 이해의 폭이 넓어졌고, 기업 지배구조나 내부거래 관련 기업들의 자발적인 변화도 일어나는 등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국민 눈높이에는 미흡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도 공정거래 질서가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4차 산업 관련 기업을 대표해 참석한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와 금융 컨텐츠 등 다양한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 같은 신사업 분야에 대해서는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등을 통해 국내 IT 산업 발전과 공정 거래 실현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정 거래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밝힌 기업인들은 경영 현장에서 겪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놨습니다.

해외 거대 자본으로 무장한 글로벌 공룡 기업과의 전쟁에서 국내 기업과 국외 기업의 규제 기준이 달라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또한, 신사업 분야에 있어서 과거 산업을 기준으로 규제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같은 규제에 대해서도 완화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뜻을 내놨습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 : "글로벌 산업계는 4차 산업 혁명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을 위해서 IT 산업의 특성을 이해해주시고, 새로운 시도를 조금 더 전향적으로 헤아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정부가)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1시간 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도 다양한 건의가 제기됐습니다.

우선 기업 지배 구조 개선 정책에 대해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주회사 전환 관련 기업마다 처한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공정위가 가장 강조하는 일감 몰아주기 근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졌습니다.

[김준동 /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 "다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에) 공감을 하고 있고, 실제 열심히 하고 있는 그런 부분이라고 나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일감 몰아주기 관련해서 인, 아웃으로 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도 (있다는 것을)"]
 
아울러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이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형사적 처벌이 많은 점에 대해서는 우려와 함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제, 간담회를 마친 기업인들은 관련 규정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신명호 / 부영 회장 직무대행 : "공정 거래를 이제 좀 국제 규범에 맞춰서 잘... 우리 기업들도 국제 경쟁을 하니까 국제 규범에 맞춰서 공정 거래 규정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이날 진행된 간담회에 대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위원장과 참가 기업인들 모두 대체로 만족스러웠다는 평가를 내놨는데요. 

공정위와 기업간의 적극적인 소통이 정부와 재계 간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안팎으로 어려움에 놓인 국내 기업들 경영에 숨통을 트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빡쎈뉴스 배태호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