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시설 테러에 국제유가 19% 폭등...국내 증권가 "일시적 상승 우려"
사우디 석유시설 테러에 국제유가 19% 폭등...국내 증권가 "일시적 상승 우려"
  • 김봉주 기자
  • 승인 2019.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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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김봉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으며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에도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자료사진)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멈추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습니다. 

싱가포르 시장에서 16일 오전 기준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73달러, 19% 넘게 오른 71.95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장 초반 배럴당 15% 이상 급등한 63.34달러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14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동부 아브카이크 원유 처리시설과 쿠라이스 유전이 공격을 받자 원유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아브카이크 시설은 세계 최대 규모이며, 쿠라이스 유전은 사우디에서 두 번째로 큽니다.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시설이 망가지면서 아람코는 하루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였는데, 이는 세계 하루 원유 수요인 1억 배럴의 6%에 달하는 물량입니다.

원유 애널리스트인 파벨 몰차노브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정도 물량의 수급 차질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단일 사건으로 이 정도 수급이 어긋난 경우는 수십년간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친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은 자신들이 석유 시설과 유전을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는 상황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현지시간 15일 세계 에너지 공급 안정을 위해 전략 비축유(SPR)를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근거로 전략 비축유로부터 석유 방출을 승인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물량은 언급하지 않은 채 필요한 경우 시장에 잘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전략 비축유 규모는 약 6억4500만 배럴이며, 이는 미국 기업과 개인이 약 한 달간 소비하는 석유량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원유 생산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텍사스와 다른 여러 주에서 현재 허가 과정에 있는 송유관 승인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모든 관련 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원유 생산·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제 원유 시장의 수급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은 국제 유가에 단기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추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실제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사우디의 석유 시설 피격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으나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는 이르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당분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5~10달러 안팎으로 상승할 수 있지만 미국 등 IEA 회원국들의 비축유 방출에 따라 추세적인 상승은 제한된다는 분석입니다. 

삼성증권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번 테러에 따른 생산 차질 물량이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큰 것은 사실이나 단기에 수습될 가능성이 있고 일정 부분 대응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단기 유가 상승 요인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심 연구원은 “물론 이는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가능한 것으로 결국 사우디의 생산 차질이 얼마나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가장 긴요하다"며 “올해 8월 기준으로 사우디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주요 국가는 중국, 일본, 인도, 이집트, 한국, 미국 순으로 이들 국가가 이번 공격에 따른 공급 차질 리스크에 가장 많이 노출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는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정유주들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 16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한국석유는 전 거래일보다 22.83% 오른 13만4500원에 거래됐습니다. 또 SH에너지화학이 14.08%, 극동유화가 10.39%, SK이노베이션과 S-Oil도 각각 3.56%, 3.31%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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