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여풍 바람…"여성 임원 늘어난다“
대기업 여풍 바람…"여성 임원 늘어난다“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8.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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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2018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인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키워드가 ‘세대교체’였다면
최근에는 이에 더해 ‘여풍’이 눈에 띄는데요.

관련해서 마이더스HR 박선규 대표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여성이 출세하기 힘든 이른바 '유리천장'으로 통하는 금융권에서 여성임원을 잇따라 등용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박선규 대표) 금융권 인사에서 여성을 임원이나 부서장으로 발탁하는 여풍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KB손해보험이 2018년 임원 및 부서장 인사를 통해 총7명의 여성인력을 대거 발탁 했고, 경남은행은 2018년 상반기 인사에서 사상 첫 여성 본부장이 탄생을 했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3명의 여성본부장을 새로 선임을 했는데 모두 40대로 증권업계에선 드문 사례로 꼽힙니다. 대신증권은 설립 이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임원을 선임했는데요. 1962년 출범 이후 최초입니다. 

손해보험업계 2위인 현대해상에서도 63년만에 첫 여성 임원이 탄생을 했는데요. 대졸 공채 출신 중 최연소 임원입니다. 롯데카드도 본사 사상 최초로 여성임원이 탄생을 했고, 한국예탁결제원도 설립 이래 43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임원이 배출돼 화제를 모은바 있습니다. KB손해보험은 향후 2020년까지 사내 여성관리자 비중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발표를 해 이후에도 금융권에서의 여풍은 계속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주요 기업들도 여성임원을 늘리고 있습니다. 특히 유통가...최근 인사를 단행한 롯데와 포스코...등 

박선규 대표) 지난 10일 롯데그룹 임원인사에서 그룹 내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죠.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이 “2020년까지 꼭 여성 CEO를 배출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2년 앞당겨 실현됐습니다. 이번 인사에서는 다수의 신임 여성 임원도 탄생해 그룹 내 여성 임원 숫자가 28명인데 조만간 30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합니다. 

포스코는 창사이래 처음으로 여성 임원이 두자릿 수를 차지했는데요. 1990년 첫 대졸 여성 공채를 한 이래 27년여 만입니다.

홈플러스에서는 지난 해 유통업계 최초의 여성CEO도 탄생을 했습니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를 포함한 유통업계 최초의 여성 CEO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인데요. 유통업계에서 ‘유리천장’을 깬 첫 주인공이 됐습니다.

앵커) 최근 기업들이 여성 임원을 늘리는 이유가 있을까?

박선규 대표) 국내 여성 임원 비율은 세계 최저 수준입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6년 10대 그룹 상장사 여성 임원은 2.4%에 불과합니다. 가장 높다는 삼성도 4%를 조금 넘는데요. 

국제 기업여성지도자협회의 ‘2017 아시아·태평양지역 여성 이사회 임원’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요 20개국 1557개 상장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12.4%입니다. 한국은 20개국 중 하위권인 대만(7.7%) 일본(6.9%)보다도 낮은, 전 세계 꼴찌입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측정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이 5년 연속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는데요. 

그 덕분인지 최근 기업들의 여성 인사에 ‘최초’나 ‘처음’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합니다. 예전에는 업무능력보다 학연이나 지연, 술자리의 힘이 강할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회 전반이 여권 신장쪽으로 가고 있어서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기에다 새 정부 일자리 정책의 공약 사항 중 하나가 ‘공공기관 등의 여성인력 비중 최대 20% 확대’ 라는 것도 일조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앵커) 여성 임원들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일부 기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인 것으로 보인다. 

박선규 대표) 여성가족부의 조사에서 2016년 기준 500대 기업의 여성임원은 총 406명으로 2,7% 정도됩니다. 여성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이 336개사로 67.2%가 됐습니다. 국내 금융권에서 여성임원 비율은 공기업에서조차 한 자리 수에 그치고 있습니다. 

실제 예를 들면, 지난 해 산업은행에서 임원 승진 대상이었던 1급 부장 직원은 92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여성 숫자는 제로였습니다. 바로 아래인 2급 수석부부장을 따져봐도 전체 인원은 371명인데 여성은 7명에 불과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직제표상 임원승진 대상인 국실장급 직원이 81명이었는데 이 중 여성은 1명이었고 수출입은행이나 캠코, 예금보험공사 등 다른 금융공기업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유리천장을 깨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일부 기업에 한정된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여성들의 사회진출의 걸림돌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박선규 대표) 남성중심의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문제점으로 보는데요. 조직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기업들의 노력도 있어야겠지만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합니다. 남녀 임금 격차를 개선하고 결혼 및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을 막을 수 있는 육아휴직제에 대한 지원 확대는 필수라고 봐집니다. 

최근 금융사를 비롯한 기업들이 회사 내에 여성 전용 휴게실을 설치하고 사내 어린이집을 개설하는 등 여성 직원을 위한 지원책을 보이고 있는데요. ‘여성임원을 몇 명 배출했다’는 수치에 집착하지 말고 직장 내 성평등 문화정착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이렇게 되면 ‘유리 천장 깨기’와 같은 단어는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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