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파국 피했다
韓·日,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파국 피했다
  • 장민선 기자
  • 승인 2019.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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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 6시간 앞두고 발표
한일 수출규제 관련 국장급 대화 착수키로

[팍스경제TV 장민선 기자]

[사진=청와대]
[사진=청와대]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협정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한일 군사 비밀정보보호 협정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같이 결정했고, 일본도 이에 대한 이해를 표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한일 간 수출 관리 정책 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일본 측의 3개 품목 수출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파국으로 치닫는 듯했던 한일관계는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를 불과 6시간 앞두고 극적인 반전을 맞게 됐다.

사실상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 연기'하기로 하고, 일본은 수출규제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대화에 나선다는 뜻이다.

다만 이런 조치가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로 이어지려면 앞으로의 협상이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에는 수출규제 사태에 있어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가 감지됐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측은 실제 일본의 발표 내용에는 '현안 해결에 기여하도록 과장급 준비 회의를 거쳐 국장급 대화를 해 양국의 수출관리를 상호 확인한다', '한일 간 건전한 수출실적의 축적 및 한국 측의 적정한 수출관리 운용을 위해 (규제대상 품목과 관련한) 재검토가 가능해진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일본이 태도를 바꾼데에는 미국의 고강고 외교적 압박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일 안보협력이 위협받을 것을 우려한 미국은 한국과 일본 정부를 상대로 동시에 압박을 가했고, 그 결과 양쪽이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선에서 막판 반전의 실마리를 마련했는 설명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지난 8월 한국 정부가 꺼내든 '지소미아 종료' 카드가 결과적으로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당시에는 파격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으나, 결국 이를 통해 미국을 움직여 일본을 압박한 결과 대화의 여지를 열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일본의 태도 변화에 더해 지소미아 종료가 한일관계,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 역시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연기' 결정은 한미일 안보협력의 견고함을 유지해주는 것은 물론, 한일관계 정상화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다.

오는 12월에 있을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양자 정상회담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한미관계 악화' 우려를 불식시키는 효과도 예상된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한일 간 협의 과정에서 일본이 수출규제의 이유로 삼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된 협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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