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실상 '펀드런'…운영규모 1.5조 줄어
라임자산운용 사실상 '펀드런'…운영규모 1.5조 줄어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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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장민선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운용 규모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전후로 1조5000억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라임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하기 위해 한꺼번에 몰리는 '펀드런'을 막고자 유동성 문제 등이 발생한 일부 펀드에 대해 환매 중단 조치를 취했지만 사실상 펀드런에 준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또 투자 원금인 설정액보다 운영 결과에 따른 현재 실질 가치인 순자산이 더 적어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일회계법인이 진행 중인 1조500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 펀드에 대한 실사에서 펀드 자산에 대한 부실이 발견될 경우 현재 순자산은 다시 대폭 줄어들 수 있다. 이는 결국 대규모 투자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290개의 설정액은 4조4000억원으로 같은 해 7월 말보다 1조5000억원(25.8%) 정도 감소했다. 설정액은 지난해 7월 말 5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월말 기준)를 찍고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그해 9월 말 5조원 선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계속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처럼 펀드 설정액이 줄어든 것은 새로 들어온 자금은 줄어든 대신 빠져나간 자금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8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및 부실자산 매각 등 각종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이어 금융감독원이 검사에 돌입하자 불안감이 커진 투자자들이 펀드를 해지하고 자금을 빼간 것으로 보인다.

설정액 감소 폭은 지난해 8월 3700억원에서 9월 5000억원, 10월 5100억원으로 커졌다가 11월 783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12월에는 498억원에 그쳤다.

라임자산운용이 지난해 10월 1조5000억원 규모의 '사고 펀드'에 대해 환매를 중단하기 전 이미 상당한 금액이 빠져나갔다.

라임자산운용 펀드는 설정액보다 순자산이 더 큰 폭으로 줄어 순자산 규모가 설정액을 밑돌게 됐다.

지난해 7월 말에는 순자산이 6조원으로 설정액보다 1700억원 많았지만, 지난해 12월 말에는 순자산이 4조1000억원으로 설정액보다 2400억원 작았다. 이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설정액이 지난해 7월 말 이후 5개월 동안 1조5000억원 줄었을 때 순자산은 약 2조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투자자들은 수익을 내다가 손실을 보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삼일회계법인은 현재 무역금융펀드 등 1조5천억원 규모의 '사고 펀드'에 대해 자산가치를 평가하는 실사를 진행 중인데 현재로선 순자산이 더 크게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환매가 중단된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주요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가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한 폰지사기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등록취소와 자산동결 제재를 받은 상태이며,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라임자산운용을 검찰에 사기 혐의로 통보했다.

라임자산운용은 무역금융펀드의 일부 자산을 싱가포르 R사에 넘기고 이자 수익을 받은 재구조화 계약을 맺었는데 라임자산운용이 이런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펀드를 계속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실사를 마치면 라임자산운용은 그 결과를 토대로 '집합투자자산평가위원회'를 열어 펀드 자산에 대해 최종 평가를 하게 된다.

라임자산운용의 결정 후 대규모 투자 손실이 확정된 이후에는 불완전판매 문제 등이 본격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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