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경제TV 김수현 기자]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최초로 600조 원을 돌파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10조7562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보다 7.1%(40조3927억원) 증가한 수치다. 다만, 2018년 증가율이었던 8.0%(42조556억원)보다는 조금 낮다.
이 같은 현상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더욱 강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은행권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국내총생산 증가율 수준인 5%대로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전년 총량규제 수치로 제시한 7% 내외보다 더 낮은 수준이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4.7%)과 우리은행(5.5%)이 금융당국의 총량규제를 지켰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신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을 의식해 지난해 대출을 최대한 늘리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12월 주택금융공사에 정책성 대출 3조 원 정도를 양도해 총량규제를 넘어서지 않았다.
이에 반해, 농협은행(9.3%)과 신한은행(9.0%)은 9%대의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신한은행은 주택금융공사로 넘겨야 할 대출자산이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가계대출 증가율이 5%대로 낮아져 사실상 총량규제를 준수했다고 볼 수 있다.
하나은행 역시 명목상 증가율은 7.8%이나, 공사로 양도할 자산을 제외하면 4.8%로 낮아진다.
따라서 농협은행이 지난해 가계대출을 가장 가파르게 늘린 셈이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은 여신이 많이 늘어나자 우대금리 폭을 축소하고 일부 대출상품을 축소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5대 은행을 모두 합쳐 437조3780억원으로, 전년보다 8.0%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2017년 4.2%, 2018년 7.2%, 지난해 8.0%로 최근 3년 사이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기업 대출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4.1% 줄었다.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저금리 기조로 인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직접 조달했기 때문이다.
대기업 대출은 2018년을 제외하고 최근 몇 년 동안 감소세를 보여왔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7.4% 늘었다. 다만, 증가율이 2017년 9.3%, 2018년 8.0%, 지난해 7.4%로 지속 낮아지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