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경제TV 김수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준금리가 제로까지 가는 것은 상정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기준금리 목표가 0%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기축통화국보다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게 맞을 것"이라며 "기축통화국이 아닌 경우에는 금리를 선진국보다 지나치게 낮게 운영했을 경우 자본 유출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가 수도권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그는 수도권 집값 상승에 대한 금리 인하의 영향력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다수의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임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 등 완화적인 금융 여건이 주택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데는 금리 이외에 여러 요인이 같이 작용하고 있다"라며 "주택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시장참여자들이 향후 가격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가격에 대한 기대, 정부 정책도 등 여러 요인이 같이 작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고려한다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하는 것에 제한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와 상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한은이 현재 완화 기조를 유지하며 그 정도를 어느 수준으로 유지하는지에 대해서는, 금융안정도 함께 고려할 필요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경기 흐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올해 중후반쯤 반도체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표를 살펴보면 D램 현물가격이 상승하고 고정가격은 하락하지 않는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중 합의로) 중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확대하면 중국 시장에서 미국과 경합 관계에 있는 품목은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글로벌 투자심리 확대를 통한 교역 확대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수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을 하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지표가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우리 경제가 지난해보다는 조금 나아지지 않겠는가 하는 전망은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17일 오전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