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4분기 실적 선방..."IB 올해도 효자"
증권업계 4분기 실적 선방..."IB 올해도 효자"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0.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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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장민선 기자]

[사진=팍스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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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당초 시장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부동산 대출과 채무보증 관련 규제를 발표로 인해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됐지만,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거래량이 증가해 브로커리지와 주식 운용 부문의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증권업계 4Q 순이익 전년 동기대비 증가 예상...'파생상품 수익' 주요인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주요 6개 증권사의 지난 4분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은 약 687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분기 대비 2% 소폭 감소하는 순익이지만 전년 동기대비 278% 급증한 수치이다.

증권업계는 이 같은 양호한 실적의 배경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파생상품 수익을 꼽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11월 ELS 조기상환은 전월대비 2배 이상 급증한 9조 8000억원대를 기록했다. 통상 ELS 조기상환은 새로운 상품 발행을 야기하기 때문에, ELS 발행액 역시 11월 7조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17%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지난해 채권금리 상승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위축 가능성으로 증권업계 실적 전망을 보수적으로 해왔지만, 주식을 비롯해 채권과 파생 운용 실적이 예상보다 선방하고 IB 부문의 꾸준한 실적으로 충격을 최소화했다고 분석했다.

4분기 증권사들의 IB부문 실적은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통상 4분기 IB부문은 계절성으로 부진하지만 지난해에는 IPO와 M&A, 부동산 딜 등이 꾸준히 발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LF 사태로 파생결합증권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 위축 우려에도 유럽과 미국 등 주요 기초자산 지수가 상승한 덕분에 발행과 조기상환 모두 예상보다는 호조세였다"며 "주식 운용도 연말 시장상승에 기대 2018년 4분기와는 다르게 견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금리 급등으로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던 채권 운용 부문도 양호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1월 초 채권 만기별 금리가 10월 저점 대비 16~47bp오르며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채권 운용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11월 중순부터는 하향 안정화돼 금리 부담이 해소됐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0월까지 부진했던 파생결합상품 발행 및 상환이 11월 반등에 이어 12월 재차 상승했다"며 "연말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인 만큼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도 유효하다"고 말했다.고 분석했다.

DLF 사태로 발생한 조달 비용상승 우려가 조기에 종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팍스경제TV]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팍스경제TV]

◆ '부동산PF 규제' 우려와 달리 영향 적어...NH·미래에셋·한투 등 대형사 중심 견조한 실적

올해의 경우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등 규제에 나섰지만, 올해 증권업계에 미치는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규모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 주식시장 강세 등으로 자산관리나 브로커리지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규제 강화로 관련 사업 성장 속도는 다소 떨어졌지만, 자기자본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사업영역 간 적정 위험자원 배분을 통해 IB 수익은 올해도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된 상황에서 시장 거래대금과 신용 잔고 회복세, 1분기 유입될 배당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의 경우 4분기 순이익이 약 16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무려 1300% 정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물매각을 통해 얻은 약 8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제외해도 NH투자증권은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 역시 전년 동기대비 각각 330%, 1040% 급증한 각각 1200억원, 15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공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대형사인 삼성증권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약 140% 늘어난 약 910억원, 키움증권은 흑자전환에 성공해 680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부동산 PF 익스포저 확대 여력과 의지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며 "시장 회복과 더불어 IB 부문 성장 효과까지 더해져 2020년에도 견조한 성장 추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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