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세에 상장사 목표주가 줄 상향..."옥석가리기 필요"
상승장세에 상장사 목표주가 줄 상향..."옥석가리기 필요"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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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장민선 기자]

[사진=팍스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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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상승장세가 지속되고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이 상장사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기업 띄워 주기’ 관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런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2017년 09월부터 증권사 리포트 작성 기준을 강화했지만 실효성이 무색하다는 지적과 함께 업종별로 희비가 명확하게 갈려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 증권사 리포트 매수 비중 평균 78.6%...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목표주가 대거 상향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증권사 리포트 매수 비중 평균은 78.6%로, 금융당국이 리포트 작성 기준을 강화한 2017년 3분기 대비 1.3%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립 의견 비중은 1.1% 포인트 줄어든 16.9%에 머물렀고, 매도 비중은 4.5%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매수 비중 증가를 주도한 건 국내 증권사들이었다. 국내 증권사의 매수 리포트 비중 평균은 2017년 88.2%를 시작으로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89.0%와 90.0%를 기록해 상승세를 지속했다. 반면 해외 증권사들은 △2017년 52.3% △2018년 55.9% △2019년 53.6% 등을 보여 상대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매수 비중을 유지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올들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목표주가가 대거 상향 조정됐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14곳의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올렸다. NH투자증권은 기존 6만3000원에서 7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KB증권은 6만3000원에서 7만원으로, 신한금융투자는 6만4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각각 올렸다.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 9일 6만5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14일에 다시 7만3000원으로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9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기존 9만원대 후반에서 10만원대 초반이었던 목표주가는 최고 14만원까지 치솟았다. 유안타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4만원으로 올렸고 신한금융투자는 11만원에서 13만5000원으로, 키움증권은 11만원에서 13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밖에 지난해 부진했던 면세점주, 화장품주, 엔터주 등도 최근 줄줄이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되는 추세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 조치)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들어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호텔신라·아모레퍼시픽·신세계·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도 올 들어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됐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제시한다"면서 "지난 3년간 산업 호조에도 국내외 디지털화 및 중국 소비자의 상향 구매 흐름에 편승하지 못한 대다수 국내 기업은 열위에 있었으나 올해는 구조개선을 단행한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업종 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팍스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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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감원 제도 개선 시행, 효과 미미...주도주-소외주 괴리 커 "옥석가리기 필요"

금감원은 2017년 9월부터 ‘증권사 리서치보고서 제도’ 개선방안을 시행했다. 당시 금감원은 “증권사 리포트의 신뢰성 제고와 애널리스트의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해 제도개선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증권사의 ‘기업 편의 봐주기’가 공공연한 상황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금감원은 △목표주가-실제주가 괴리율 공시 △내부검수 실효성 제고 및 심의위원회 구성 △애널리스트 보수산정기준 명확화 △애널리스트-상장사간 정보취득·제공 매뉴얼 마련 등의 제도 개선을 발표했지만,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특정 기업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으로 리포트를 작성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애널리스트가 속한 증권사와 특정 기업과의 관계, 애널리스트 자신의 커리어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투명한 보고서가 작성되기 힘든 것도 현실”이라며 “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국내 증권사보다 여러 이해관계가 자유롭기 때문에 매수 비중이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도주와 소외주 간 괴리 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잇단 기업들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은 올해 기업 실적 개선 전망에 따른 것이다. 코스피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71조36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업종 대부분이 전년 대비 올해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업종별로 희비가 명확하게 갈려 주의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등 IT주, 중국 소비주 등이 주도주로 나서고 있는 반면 은행, 철강, 건설 업종의 주식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에서 거래될 정도로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주도주와 소외주 간 괴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시 회복이 일부 주도주를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소외주와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은행, 철강, 건설 등의 일부 업종의 경우 PBR 1배 미만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IT 등 주도주 중심의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으나 기간은 짧고 제한적이라 주도주와 소외주의 괴리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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