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알펜루트 외에도 더 있나?...사모펀드 파문 일파만파
라임·알펜루트 외에도 더 있나?...사모펀드 파문 일파만파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0.0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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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루트, 라임에 이어 두 번째 환매 연기
증권업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TRS 계약 해지 결정
일각에선 향후 비슷한 사태 발생할 가능성도 나와

[팍스경제TV 장민선 기자]

[사진=팍스경제TV]
[사진=팍스경제TV]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알펜루트자산운용도 펀드 환매 연기를 공식 선언하면서 사모펀드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과 알펜루트자산운용 외에 다른 운용사들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알펜루트자산운용 환매 연기...증권사들, TRS 계약 자금 회수 요청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증권사들의 TRS 계약해지 여파로 전날인 28일 펀드 환매 연기를 선언했다. 라임자산운용에 이은 대규모 환매 연기 두 번째 사례다.

알펜루트는 지난 28일 2월 말까지 26개 개방형 펀드에 대해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환매가 중단되는 3개 펀드를 모두 합치면 1108억원으로, 극단적인 최대값을 가정할 때 총 규모는 1817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진 가운데 알펜루트자산운용도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개방형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 인식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전날 알려진 알펜루트의 유동성 위기는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이 갑자기 자금 회수를 요청하면서 촉발됐다. 최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은 TRS 계약을 통해 대출해 준 자금 460억원가량을 회수하겠다고 통보했다. 라임 환매중단 사태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TRS 계약 해지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받고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면서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특히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금 규모를 두세 배로 키우고 이 돈으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 자금력이 부족한 자산운용사들의 고수익 투자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회수요청은 위험요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라며 “사태를 키우지 않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여의도 전경. [사진=팍스경제TV]
여의도 전경. [사진=팍스경제TV]

◆시작에 불과?...제3, 제4의 환매 중단 사태 가능성도 나와

증권사들이 일제히 리스크 관리 방침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합리적인 판단일 수 있지만 라임자산운용과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시작에 불과할 것이란 우려 나왔다.

앞서 펀드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과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편법 거래한 것으로 드러난 포트코리아운용과 라움운용에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들 두 운용사는 신생 운용사임에도 라임운용과 마찬가지로 CB BW 등 메자닌펀드 위주의 판매 전략으로 지난 2018년부터 운용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들 두 운용사는 지난해 상반기 코스닥벤처펀드 열풍으로 시작된 메자닌 투자를 통해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며 “이들 두 운용사는 모자펀드 구조나 총수익스와프(TRS) 등 라임운용의 ‘성공 법칙’을 고스란히 벤치마킹하면서 외형을 불려왔기 때문에 업계에선 ‘라임 아바타’로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두 운용사가 보유한 전체 펀드 자산 가운데 메자닌 등 혼합자산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코리아운용은 전체 자산의 절반이 넘는 7291억원이, 라움운용은 80%가량인 4067억원이 혼합자산 펀드다.

이 관계자는 또 “라임자산운용과 메자닌 자산을 서로 주고받은 사실까지 드러났기 때문에 향후 투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환매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알펜루트처럼 많은 운용사가 TRS 계약을 통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TRS 계약으로 자금을 대준 운용사는 20곳에 육박하며 해당 자금 규모는 총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헤지펀드는 차입이 200%까지 가능하다 보니 TRS 계약을 많이 해서 자금을 운용하는 상황이었다"며 "알펜루트의 경우 비상장 회사 투자에 특화해 비교적 탄탄한 구조로 운용해온 회사였는데,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돈을 빼면서 유동성 문제에 대처하기 어렵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운용사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개방형 펀드는 투자자들이 불안감에 대거 환매를 요구할 수 있어 앞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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