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회장 영면...태광실업 상장 시기 '관심'
박연차 회장 영면...태광실업 상장 시기 '관심'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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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장민선 기자]

[사진=태광실업 홈페이지 캡쳐]
[사진=태광실업 홈페이지 캡쳐]

태광실업 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박연차 회장이 지난 31일 지병인 폐암으로 별세한 가운데 태광실업의 기업공개(IPO)가 당초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박 회장의 별세는 경영권 승계 등 그룹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태광실업은 1980년 설립 이후 연 매출 2조원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태광실업그룹은 신발을 비롯해 화학, 소재, 전력, 레저를 아우르는 국내외 15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은 10만여 명을 거느린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갖고 있다. 태광실업그룹의 2019년 기준 매출은 3조8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조원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태광실업은 미국 나이키 신발의 10%가 넘는 물량을 맡아 생산하고 있어 향후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기대 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상장되면 신발·의류 업종의 대장주로 SK바이오팜 등과 함께 기업가치 5조원, 공모규모만 1조원이 넘는 대형 IPO주라는 설명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당분간 태광실업의 상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당초 태광실업은 최근 별세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건강문제 등을 고려해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태광실업은 올해 6월 유가증권 시장 상장 목표로, 지난해 8월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대신증권·신한금융투자·이베스트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한 뒤 10~11월 실사도 마무리하며 상장을 서두르기도 했다.

그러나 태광실업이 올해 초 돌연 사전작업을 충분히 마친 뒤 상장에 나설 것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태광실업 상장을 맡은 증권사들은 태광실업의 기업공개 시기를 내년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장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지분 상속 문제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규모가 크게 성장했음에도 사전 작업을 충분히 한 뒤 상장한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며 "최근 박 회장의 별세로 태광실업 상장은 예상보다 더욱 천천히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예측하기 힘들고, 지분 상속 문제도 있어 정확한 IPO 시기 역시 예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으로 넘어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연차 회장의 장례 절차가 끝나면서 경영권 승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의 후계자로는 장남인 박주환 태광실업 기획조정실장이 일찌감치 낙점됐다. 태광실업의 최대주주인 박 회장은 지분 55.39%를 가지고 있으며, 박주환 기획조정실장은 39.4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달 초 병세가 악화하면서 태광실업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뒤 장남이자 기획조정실장인 주환씨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령내는 등 경영권 승계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실업 그룹은 조만간 회사 비전을 내놓으면서 그룹의 제2 도약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부사장은 젊은 나이지만 지난 5년 간 최규성 총괄사장 등 임원진의 도움을 받아 경영수업을 착실히 받아왔으며, 30대의 젊은 나이를 감안할 때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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