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빨간불' 케이뱅크 내일 운명 결정...법사위·임추위에 주목
'경영 빨간불' 케이뱅크 내일 운명 결정...법사위·임추위에 주목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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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김수현 기자]

경영에 빨간불이 켜진 케이뱅크의 운명이 곧 결정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KT가 케이뱅크의 최대 주주로 등극해 신속히 경영정상화를 이끌수 있다. 

케이뱅크 본점 전경. (사진제공=케이뱅크)

◆인터넷은행법 개정안 통과 절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을 검토한다. 개정안은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한도 초과 지분보유 승인 요건 중 공정거래법 위반 요건을 삭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면 다음 단계인 본회의는 오는 27일과 다음 달 5일 진행될 예정이다. 당초 KT는 인터넷은행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케이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서고, 약 5천9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KT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되면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보류됐다.

현행 인터넷은행법에 따르면 법에서 정한 한도를 초과해 지분을 보유하려는 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은 물론 공정거래법과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지난해 11월 말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케이뱅크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법사위에서 또다시 막혔다. KT에 대한 특혜로 보일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만약 이번 법사위에서도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케이뱅크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케이뱅크는 자본금 부족으로 지난해 4월부터 일부 대출 상품 판매를, 최근에는 예·적금 담보대출을 제외한 모든 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1.85%로 업계 최저 수준이었다.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라 BIS 비율이 10.5% 이하로 떨어지면 은행은 배당에 제한을 받게 된다. 8% 아래로 내려가면 은행은 경영개선 조치 권고를 받게 된다.

또 3개월 늦게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 만에 자본금 1조8천억원을 돌파했다. 거대 핀테크 기업을 등에 업은 토스뱅크도 내년에 출범을 예정이다. 이처럼 케이뱅크의 입지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이번 법사위는 케이뱅크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계획대로 KT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고, 5천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된다. 케이뱅크는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차선책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우회적으로 증자하는 방안 등 많은 대비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선 이번 법사위에서 개정안 통과를 바라고 있다"며 "이번 주 상황을 지켜보고 정확한 추후 계획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제공=케이뱅크)

◆임추위의 차기 행장 선출도 주목 

차기 행장 선출을 위해 같은 날 열릴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첫 회의도 관심사다. 임추위는 먼저 3~4명으로 면접대상자를 좁힌 뒤, 다음 달 중순 후보자를 1인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 달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서 최종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할 계획이다. 현재 케이뱅크 임추위는 윤보현 전 KG이니시스 대표를 비롯해 성낙일, 최승남, 이헌철, 홍종팔, 김준경, 최용현 등 총 7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일단 심성훈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KT 대표이사가 황창규 회장에서 구현모 사장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대표와 시너지를 이룰 행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심 행장이 자본 확충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 것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현재 이문환 BC카드 전 사장, 김인회 KT 사장 등 KT 관련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비씨카드(KT 금융 계열사) 대표이사였던 이문환 전 사장은 1995년 입사 이후 25년간 KT에 몸담은 인물로 신사업개발, 전략기획, 기업사업 등을 맡으면서 기획통으로 성장했다. 특히 금융업인 비씨카드 대표직을 수행한 경험이 차기 은행장으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김인회 KT 전 사장은 2015년 케이뱅크 KT금융컨버전스 TF(태스크포스)팀장을 맡으며 케이뱅크의 출범과 성장을 이끌었다. 케이뱅크 관련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사업 추진력이 높다는 게 강점이다.

이밖에 옥성환 경영기획 본부장, 안효조 사업총괄 본부장, 김도완 ICT총괄 본부장 등도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임추위는 예정대로 진행되겠지만, 전반적인 윤곽이 잡히는 3월 중순 이후 최종 후보자와 구체적인 일정 등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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