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금리인하] 이주열 "제로금리 시대 도래...성장률 2.1% 하회할 것" (종합)
[긴급 금리인하] 이주열 "제로금리 시대 도래...성장률 2.1% 하회할 것" (종합)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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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빅컷' 단행 배경으로 예상보다 빠른 코로나19 확산세와 이로 인한 경기위축 장기화를 꼽았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애초에 전망한 2.1%를 하회할 것으로 진단했다. 

추가적으로 그는 경제 여건 변화와 관련해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한다는 뜻을 강조했지만,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사상 처음으로 0%대 기준금리인 '제로금리' 시대를 맞게 되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의장인 이주열 총재의 소집으로 16일 오후 4시 30분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0.7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임시 금통위 이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위축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다"며 "금통위는 추경 편성 등 재정정책의 확장적 운용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하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금리인하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것은 두 차례뿐이다.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에 0.50%포인트 인하 결정을 내린 후,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에 0.75%포인트 인하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금통위의 결정에는 간밤에 단행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거의 150bp(1bp=0.01%포인트) 내리며 빠른 행보를 보인 점도 한은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 줬다"라고 말했다.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고자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미 연준이 지난 3일 긴급 회의를 통해 금리를 인하한 지 2주가 지나기도 전에 추가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출입기자단 간사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관련해 이 총재는 기존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이 언제쯤 진정될 것이냐가 전제돼야 구체적인 전망이 가능하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지만, 지난번에 봤던 것보다 아래쪽으로 갈 리스크가 훨씬 커졌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낮춘 바 있는데, 이보다 성장률이 더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어 추후 계획과 관련해서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이나 공개시장운영 등 여타 정책수단도 적극 활용하며 시중 유동성을 풍부하게 유지할 생각"이라며 "한은법상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때그때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다만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실효하한 밑으로 내리기는 어려운데, 이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의 변화와 주요국 정책금리의 변화 등에 따라 상당히 가변적"이라며 "한은은 이런 변화에 대응해 모든 수단을 망라해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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