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돋보기] '장수CEO' 김신 SK증권 대표의 탁월한 리스크 관리
[CEO돋보기] '장수CEO' 김신 SK증권 대표의 탁월한 리스크 관리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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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서 더욱 빛난 리스크 관리 능력
-연임 성공해 10년간 회사 이끄는 장수 CEO
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진=팍스경제TV]
김신 SK증권 대표이사. [사진=팍스경제TV]

김신 SK증권 대표이사가 3년 재선임에 성공하면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는 두번째 연임에 성공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회사를 이끌게 됐다.

임기 동안 주주변경과 본사 이전 등 굵직한 변화들이 있었지만, 그는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2018년 SK의 품에서 벗어난 뒤에도 리더십을 발휘하며 안정적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 리스크 관리에 탁월한 장수CEO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전날 열린 제6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신 대표를 재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2023년 3월까지다.

연임 확정으로 10년 임기를 보장받아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 등과 함께 증권업계 대표 ‘장수 CEO’ 반열에 올랐다.

지난 2013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김 대표의 7년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8년 7월 SK그룹의 품을 떠나 26년만에 새 주인을 맞았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J&W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변경된 것이다.

J&W파트너스가 5년간 임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기로 하면서 매각 후에도 조직 내에서 큰 동요는 없었다. 그렇지만 실적 부문에서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SK증권은 연결기준 2018년 매출 534억원, 영업이익 129억원, 순이익 1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2017년에는 매출 467억원, 영업이익 294억원, 순이익 188억원을 기록했다.

사모펀드(PE)부문과 투자은행(IB)부문의 이익이 줄어들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김 대표는 IB 부문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SK증권의 지난해 IB부문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이익은 51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IB부문은 SK그룹으로부터 독립한 후 오히려 SK그룹과의 거래를 확대하며 중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SK그룹 계열사였던 탓에 단독 주관을 맡지 못했던 그룹딜도 지난해부터 가능해졌다. 그동안 SK증권은 같은 그룹 계열사 채권발행에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것만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 SK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주관을 맡을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사업 폭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지난해 SK증권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SK케미칼, SK실트론, SK네트웍스, SK머티리얼즈, SKC 등 SK계열사의 회사채 발행을 공동 주관하며 실적을 챙겼다.

SKC의 경우 총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단독으로 맡기도 했다. 김 사장은 그간 그룹 계열사와의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쌓아온 회사채 주관 실력을 또다시 인정 받았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에겐 불리한 경영 환경이었지만, 독보적인 IB딜로 SK증권의 존재감을 높였다. 이 같은 성과는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됐다. 

SK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5천502억원, 영업이익은 214억원, 당기순이익은 314억원이며 순이익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사진=SK증권]
[사진=SK증권]

◆ 디지털금융·글로벌시장 성장에 박차  

김 대표는 올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 사업과 글로벌 시장을 성장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 사업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이를 위해 그동안 고객 접점의 여러가지 채널 중의 하나로 고민해왔던 디지털사업을 디지털금융사업부로 독립, 대표이사 직속으로 확대 개편했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은 지난해 말 증권사의 판매채권을 공유하는 ‘온라인 장외 채권중개 플랫폼’을 제안했고,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디지털 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또 올해 성장기회를 글로벌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글로벌 원마켓을 지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성장 기회는 글로벌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원마켓을 지향하고 우리의 사명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자산가치 하락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회사 체질 개선의 좋은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성장세를 보였던 사회적가치 및 친환경채권의 경쟁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SK증권은 지난해 5월 산업은행의 원화 녹색채권 발행을 주관했다. 

이후 남부발전의 녹색채권 1천억원, 기업은행의 지속가능채권 3천억원, 우리카드 사회적채권 1천억원 등 ESG채 발행을 연이어 주관했다.

지난해 8월에도 1천억원규모의 신한카드 ESG채권 발행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면서 신사업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 밖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금융 자문, PE부문의 확대 등 업무영역의 다변화를 통해 IB부문 수익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 PF 등 신사업 진출로 IB부문 경쟁력을 확충하고, 사모펀드(PEF) 조성 및 직·간접적 투자를 통해 자기매매이익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편, 김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쌍용증권(현 신한금융투자)에 입사해 채권부문에서 활약한 채권 운용 전문가다.

이후 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와 현대증권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업계 최초로 채권 브로커 1세대에서 사장까지 오른 베테랑 증권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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