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기업 체감경기 두달째 폭락…"금융위기 이후 최악"
코로나19로 기업 체감경기 두달째 폭락…"금융위기 이후 최악"
  • 장민선 기자
  • 승인 20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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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한국은행]
[그래프=한국은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기업 체감경기가 2개월 연속 폭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번 달 전 산업의 업황 BSI는 한 달 전보다 9포인트 내린 54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충격을 받았던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하락폭은 2003년 조사 이래 최대를 기록한 지난 2월(-11포인트) 수준을 밑돈다. 그렇지만 10포인트 안팎의 폭락세는 2개월째 이어졌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설문에서 부정적이라고 답한 곳이 긍정적이라고 본 업체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지수가 한 달 전보다 9포인트 꺾인 56으로, 2009년 3월(5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을 보였다.

자동차 업황지수는 무려 15포인트 폭락한 41을 기록했다. 운송장비와 반도체 설비 수주가 줄어 기타기계·장비 업종(52)도 16포인트 급락했다.

제조업을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7포인트 하락한 65, 중소기업은 12포인트 급락한 46이었다. 화장지 원료로 들어가는 펄프·종이 업종만 유일하게 조사한 제조업 분야 23개 세부업종 중 체감경기가 개선됐다.

미국에서 앞으로 휴지 품절이 예상된다는 소문에 소비자들이 앞다퉈 화장지를 사고, 국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부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비스업이 속한 비제조업(53)의 업황지수는 11포인트 떨어져,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도소매업(45) 체감경기는 14포인트 급락했으며 이밖에 숙박업, 예술·스포츠·여가 업종, 항공산업이 속한 운수·창고업 심리도 모두 악화했다.

향후 전망도 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됐다. 전 산업 업황전망 지수는 16포인트 급락한 53으로 2009년 2월(53) 이후 가장 낮았다.

기업심리지수에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ESI)는 23.5포인트 급락한 63.7이었다. 이는 2009년 1월(62.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4.2포인트 꺾인 77.4로 2009년 3월(77.1) 이후 최저다. 한편, 이번 조사는 3월 16∼23일, 전국 3천696개 법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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