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이슈-은행]한은 '무제한 돈 풀기' · 은행권 대출 20조↑· 신한금융 '생보 빅3' 신호탄 등
[주간이슈-은행]한은 '무제한 돈 풀기' · 은행권 대출 20조↑· 신한금융 '생보 빅3' 신호탄 등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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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양적완화' 5조원 이상 몰려
-5대 은행의 원화대출 20조원 가까이 급증..."역대급 증가세"
-신한금융,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일 확정
-신한은행, 조흥은행과 통합 14주년 맞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제공=한국은행)

이번 주 한국은행의 사상 첫 '무제한 돈 풀기'가 화제를 모았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일 한은이 실시한 첫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입찰에 총 5조2천500억원이 몰렸다. 만기는 91일이며 금리는 기준금리(연 0.75%)와 유사한 연 0.78%로 결정됐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소정의 이자를 주고 되사는 채권이다.

사실상 채권을 담보 맡기고 현금을 빌리는 것으로, 한은이 공개시장 운영으로 RP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동성이 확대된다. 

무제한 RP 매입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았던 전례 없는 조치다. 한은이 한도 없이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면에서 사실상 '한국판 양적완화'로 평가된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한은이 RP 매입 모집금리 수준을 기준금리보다 낮게 설정하고 금융사들의 금리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RP 매입금리를 기준금리보다 낮게 책정하면 금융기관의 금리차액거래 수단으로 전용돼 응찰 규모가 필요 이상으로 과다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집금리를 기준금리보다 낮게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3월 주요 5대 은행의 원화대출이 발표됐으며, 한 달만에 20조원 가까이 급증하며 역대급 증가세를 나타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3월 원화대출 잔액은 1천170조7천335억원으로, 전달보다 19조8천688억원 늘었다. 2015년 9월 이후 최대 규모의 증가세다.

특히 원화대출 가운데 기업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기업대출의 3월 증가액이 13조4천568억원으로 전월(3조6천702억원)의 약 4배 수준이었다. 대기업 대출이 8조949억원이나 불어난 영향이 컸다.

통상적으로 대기업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일이 많지 않은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으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자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출에 나선 것이다.

그간 대기업 대출의 증감 규모는 최대가 2조원 안팎이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전월 대비 5조3천619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천정부지로 솟았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달에 6조6천801억원 늘었다. 지난 2015년 11월(10조1천822억원) 이후 4년 4개월 만의 최대치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대비 4조6천88억원이나 늘었다. 이도 2015년 12월(5조6천238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였다.

주택 구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전환되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자금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신용대출이 3월에 2조2천408억원이나 늘어난 것은 국내 경기침체의 가시화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관련 통계가 발표된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이 2조원 넘게 증가한 사례는 2018년 10월(2조1천171억원) 이후 처음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이번 주 신한금융그룹은 생명보험업계 빅3에 도전하는 신호탄을 올렸다. 신한금융은 지난 30일 화상회의로 열린 '뉴라이프 추진위원회'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날짜를 내년 7월 1일로 확정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2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자회사로 편입한 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공동경영위원회를 통해 통합 사항을 논의해 왔다.

두 회사가 통합하면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업계 3위 생명보험회사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생명보험업계 빅3(삼성·한화·교보) 체제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 간 경쟁도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꿰찬 신한금융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을 완성하면 타 금융지주에서는 그만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야 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통합이 완성되면 업계 최상급 보험사로 재탄생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지난 1일 조흥은행 통합 14주년을 맞았다. 또 진옥동 행장은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융업 기준이 바뀔 것이며, 과감한 도전과 구체적인 실행을 주문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대고객 서비스, 채널운용, 리스크 관리 등 금융업의 기준이 바뀔 것"이라며 "선을 넘는 과감한 도전과 구체적인 실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세운 사업계획과 이미 검증된 성공방식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불필요한 일은 과감히 덜어내고 절차와 과정을 더 간결하게 다듬어 가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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