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돋보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비은행 부문 강자로 '우뚝'
[CEO돋보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비은행 부문 강자로 '우뚝'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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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의 M&A 성과 가시화, 비은행 강화 못 박는다
-더케이손보 자회사 편입, 하나금융투자 초대형 IB
-해외사업 성과 가시화, 명실상부 글로벌 금융그룹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재편한다.

더케이손해보험의 자회사 편입과 하나금융투자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을 성사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비은행 부문에서도 강자로 우뚝 설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 김 회장의 구상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2025년 비은행 수익 비중 30%' 비전의 성공 시기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미 하나금융은 2017년 16.8%에 불과했던 비은행 수익을 지난해 21.9%로 늘렸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 ‘8년만의 M&A’ 더케이손보 편입

김정태 회장의 올해 1차 목표는 더케이손해보험의 자회사 편입 마무리다. 이 목표를 이룬다면 8년 만의 M&A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더케이손해보험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했다. 편입 승인 시 김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 후 하나금융의 손해보험업 진출까지 이끈 유일한 회장이 된다.

다음 달 금융위 승인 후 매매대금 지급 절차가 완료되면 더케이손보는 하나금융의 14번째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앞서 김 회장은 더케이손보 인수 및 자회사 편입을 결의하고, 지난 2월 한국교직원공제회와 더케이손보 주식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더케이손보의 지난해 9월 기준 자산은 8953억원, 자기자본은 1469억원이다.

고객 절반이 우량 교직원인 만큼 더케이손보가 하나금융의 보험 부문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회장은 손해보험업 진출로 전 사업라인을 구축한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더케이손보의 손해보험 상품 제조∙공급 역량에 하나금융의 디지털 경쟁력을 더해 차세대 종합손해보험사로 전환하려 한다.

특히 차별화된 손해보험 상품을 공급해 그룹 차원의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하나금융은 글로벌 디지털 손보사 벤치마크와 더케이손보의 보유 디지털 역량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김 회장은 “혁신적인 디지털 손해보험 모델을 통해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많은 손님이 손쉽게 보험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금융의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더케이손보 인수를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과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 하나금융투자 초대형IB 진입 추진

김 회장은 올해 하나금융투자의 초대형 IB 진입도 추진한다. 하나금융투자는 빠르면 이달 중 금융위에 초대형 IB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말 김 회장은 하나금융투자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4997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말 3조4751억원이었던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1분기 말 4조원을 넘어, 초대형 IB의 지정요건을 갖추게 된다.

하나금융투자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하나금융투자에 1조2000억원의 자본을 추가 투입한 바 있다. 임기 중 증권 분야에만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김 회장의 증권사 몸집 키우기 행보는 미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저금리 장기화와 정부 대출 규제 등으로 오랜 시간 금융그룹의 이익기여도가 높았던 은행권의 정체가 올해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투자처 제약이 적어 다방면 사업이 가능한 초대형 IB는 금융그룹의 성장세를 견인할 돌파구로 평가된다. 특히 초대형 IB는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저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김 회장의 지원을 받은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그 효과를 과시하는 중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순이익 2803억원을 거뒀다. 2018년과 비교해 84.3% 증가한 규모다.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10% 이상을 차지하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다만 하나금융투자가 초대형 IB에 진입해도 발행어음 사업 진출 결정은 당분간 보류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본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므로, 새로운 사업에 나서는 것이 어려울 수 있어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 하나은행 지원도 계속, 해외사업 성과 가시화

그렇다고 김 회장이 은행 수익을 높이는 데 소홀한 건 아니다. 지난해까지 하나은행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했고, 호실적으로 성과를 증명했다.

올해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 성과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연결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2조4084억원이다. 지주사 설립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그리고 3년 연속 2조원이 훌쩍 넘는 당기순익을 거뒀다. 베트남 자산 1위 은행인 BIDV에 국내 은행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IB(투자은행) 부문을 강화한 게 최대 실적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베트남 BIDV 은행 해외투자는 김 회장이 특히 공들인 사업이다. 이 투자를 통해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지분 15%를 인수한 베트남 BIDV 은행 투자 관련 파생이익으로 2280억원을 거뒀다.

시장에서는 BIDV 지분 인수를 통한 손익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BIDV 지분 인수로 기대되는 이익 기여 정도가 약 9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추정치다.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 PT BANK KEB Hana를 통한 실적 향상도 기대된다. 하나은행은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 법인을 통해 소액대출과 관련한 영업망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말 전년보다 약 95% 늘어난 39억71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이끌었다.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PT BANK KEB Hana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말 약 419억원을 기록하며 가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실적이 감소한 중국 법인 역시 올해부터 순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강화와 하나은행을 통한 글로벌 경영은 김 회장께서 지속 강조하는 경영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국내 M&A와 초대형 IB 진입 성공, 그리고 해외 성장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 다각화로 하나금융만의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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