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돋보기] 윤종규 KB금융 회장, M&A·해외 진출 박차…리딩금융 탈환 눈앞
[CEO돋보기] 윤종규 KB금융 회장, M&A·해외 진출 박차…리딩금융 탈환 눈앞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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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푸르덴셜생명 자회사 편입
-동남아시아·선진국 시장 ‘투트랙 전략’
-신흥 시장 딜 중심의 선별적 영업 추진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올해 '리딩금융그룹' 타이틀 탈환을 목표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에는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를 성사시키며 KB금융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윤 회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비은행 강화로 미래 성장 동력의 기반을 닦았다면, 해외시장 공략으로 KB 가치 창출의 잠재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제공=KB금융그룹)

◆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푸르덴셜생명 자회사 편입

올해 초부터 생보사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윤 회장이 드디어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았다. 그간 KB금융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생명보험 부문을 대거 보강하며 리딩금융그룹 탈환 가능성을 키웠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KB금융은 금융위원회의 푸르덴셜생명 대주주 변경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3~4개월 뒤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승인되면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13번째 자회사로 편입한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 중 하나로 생명보험사 인수를 강조해왔다.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푸르덴셜생명 인수 관련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비가 올 때 우산과 장비를 갖춘 충실한 사람들은 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며 “어려운 환경일수록 뛰어난 회사는 기회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자체는 좋다고 본다”라면서 강력한 인수 의지를 내비쳤다. 그리고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푸르덴셜생명보험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푸르덴셜 측이 지난달 19일 본 입찰을 진행한 지 3주 만에 경쟁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를 제치고 푸르덴셜생명을 차지한 것이다.

최종 인수가는 2조3000억원 안팎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기초 매매대금 2조2650억원에 거래 종결일까지의 합의된 지분가치 상승에 해당하는 이자 750억원을 합산한 금액이다.

이로써 2015년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 인수, 2016년 KB증권(옛 현대증권) 인수 등 대형 M&A를 추진 해온 윤 회장이 또 한 번 경영 능력을 발휘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축의 정점을 찍었다.

생명보험사로는 KB생명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으나 자산 9조8019억원, 당기순이익 160억원으로 금융그룹 자회사로서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생보업계 17위로 영향력 면에서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반면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21조794억원인 중견 회사다. 따라서 업계 10위인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 약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낸다면 비은행 부문 강화와 실적 향상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성장성이 높은 생보사를 안은 만큼 윤 회장은 올해 1등 금융그룹 타이틀을 탈환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난해 신한금융과 KB금융 간 순이익 격차는 917억원에 불과했다.

즉 올해 푸르덴셜생명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순이익만 기록하더라도 KB금융의 리딩금융 자리 안착은 가능해진다. 우선 올해 윤 회장은 KB금융과 푸르덴셜생명 직원을 포함한 실무협의회를 구성한다.

인수 후 조직 안정, 시너지 강화 방안, 전산 개발 등의 주요 과제도 선정할 방침이다. 이후 체계적인 추진 계획을 마련해 독보적인 생보사로 서기 위한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다만 푸르덴셜생명의 인위적 구조조정은 지양한다. 윤 회장은 푸르덴셜생명의 직원과 재무설계사들의 역량을 존중하는 방향에서 KB금융의 축적된 노하우를 공유해 상생 발전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KB금융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그룹 WM 아웃바운드 채널 중심의 시너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자본적정성과 우수 인력을 보유한 푸르덴셜생명보험에 KB금융의 화학적 결합을 추진해 이전과는 다른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제공=KB금융그룹)

◆ 동남아시아·선진국 시장 ‘투트랙 전략’

비은행 강화로 미래 성장 동력의 기반을 다진 윤 회장은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며 외연 확대에도 나선다.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과 가치 창출 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윤 회장의 주도하에 KB금융은 디지털 기술 발달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시장진입 가능성,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수요 증가 등을 고려해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축적하고 이에 기반한 글로벌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윤 회장은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시아 시장과 투자 안정성이 높고 국내 고객의 해외 투자 선호도가 높은 미국 등의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을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계열사별 지속적인 M&A와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한다. 일단 높은 경제성장 속도를 보이고 한국 기업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에 주목하고 있다.

또 동남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금융산업 개방 초기로 외자계로서 시장 선점이 가능한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의 메콩 3국이 주요 타깃이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선 그룹 포트폴리오 상 안정적 성장 동력 확보와 자산관리(WM)·기업투자금융(CIB)·자산운용 시장의 글로벌 역량 획득 차원에서 해외 진출과 확대 전략을 실행할 방침이다.

윤 회장은 최근 수년간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해외 진출을 이끌며 시장이해도와 경험을 축적해왔다.

먼저 KB금융지주를 통해 지난해 10월 미국 6위 증권사 스티펠과 상호 투자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제휴 협정을 체결했다. 글로벌 사업의 발판을 넓히기 위한 행보였다.

이를 통해 윤 행장은 올해 CIB, WM, 자산운용 등 각사 비즈니스 부문 간 긴밀할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협업 기회 발굴과 신규 사업 기회를 공동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을 통해서는 지난해 12월 캄보디아 최대 예금 수취 가능 소액대출 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Prasac Microfinance) 지분 70%를 약 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이달에는 70% 지분 인수를 완료했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현지 117개 영업망을 갖춘 캄보디아 최대 예금 수취 가능 소액대출금융기관이다.

현재 전체 금융기관 가운데 대출 점유율 3위를 차지하며 높은 성장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 당기순이익 907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29.4%를 기록한 바 있다.

윤 회장은 장기적으로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해 KB국민은행의 우수한 리테일 역량을 이전시킴으로써 캄보디아 내 선도은행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를 발판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비즈니스를 확장시킬 계획이다. 또 지난 2018년 7월에는 인도네시아 내 자산 기준 14위의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취득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올해는 주택금융을 포함한 소매금융, 디지털뱅킹, 리스크관리 부문 등 역량 이전을 추진해 경쟁력을 한층 저 높일 방침이다. 윤 회장의 글로벌 비즈니스 행보는 런던까지 이어졌다.

2018년 5월 KB국민은행은 런던 현지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본점 신용등급을 활용한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고, 올해 동일인 여신한도 확대를 통한 차관단 대출 증대 등 CIB 영업을 활성화하려 한다.

윤 회장은 런던지점을 홍콩, 뉴욕 지점과 함께 CIB 허브로 키울 계획이다. 윤 회장의 글로벌 성과는 올해 초까지 이어졌다. 지난 9일 KB국민은행은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은행업 예비인가를 취득했다.

KB국민은행은 현지법인 라이선스 예비인가를 부여받아 향후 9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후 최종본인가를 취득할 전망이다.

현지법인으로 인허가를 받은 은행은 기업금융과 ᆞ소매금융이 가능하며, 지점을 10곳까지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모든 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는 것이다.

미얀마 금융시장은 아직 인프라가 취약한 반면 성장 잠재력이 높아 국내 은행들로부터 ‘포스트 베트남’으로 불린다. KB금융이 글로벌 전략의 주요 거점 국가 중 하나로 미얀마를 짚은 이유다.

과거 소액대출금융기관 사업을 통해 주택금융 노하우를 미얀마에 전수해 온 KB국민은행은 이번 은행업 라이선스 예비인가 획득으로 보다 다양한 선진 금융 서비스를 미얀마에 제공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향후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포함한 주택청약 프로세스, 모기지대출, 기업금융 및 인프라금융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 신흥 시장 딜 중심의 선별적 영업 추진

윤 회장은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부응하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높은 성장잠재력을 가진 신흥 이머징 시장에 안정성이 확보된 딜 중심의 선별적 영업을 추진한다.

현지 진출한 대기업과 연계한 부동산 개발사업, 인프라금융 시장 등에 참여해 업무 역량을 축적할 계획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별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하는 비즈 오피스도 설치한다.

윤 회장은 지난해 1월 KB증권을 통해 베트남법인 KBSV(KB Securities Vietnam)의 사이공지점을 개설했다. 이로써 KB증권은 호치민 지역에 2번째 지점을 보유하게 됐다.

이어 700억원의 자본금을 증자했다. 윤 회장은 KB증권 본사와의 협업을 통한 투자은행(IB) 부문의 역량 강화 등의 방점을 두고 성장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를 통해서는 지난 2018년 4월 한상 기업 코라오그룹과 합작해 캄보디아 여신전문금융회사인 ‘KB Daehan Specialized Bank(KDSB)’를 설립했다.

캄보디아 특수은행 TSB(Tomato Specialized Bank) 지분 100%를 KB국민카드(90%)와 코라오그룹 관계사인 인도차이나뱅크(10%)가 함께 인수했다.

KDSB는 공식 출범 이후 10개월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해 현재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어 지난 2월 10일 첫 점포인 센속 지점 개소식을 통해 현지 공략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번 영업망 확충을 계기로 부동산 담보대출과 자동차 할부금융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향후 개시 예정인 카드사업 등 신규 비즈니스의 초기 안정화에도 박차를 가해 자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님께서는 전 계열사를 활용한 해외 진출로 보다 탄탄한 글로벌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올해 비은행 강화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에 집중한 경영 계획 실현으로 이전에는 없는 성장세를 이끄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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