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제 성장률 -1.4%…금융위기 이후 최저
1분기 경제 성장률 -1.4%…금융위기 이후 최저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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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충격 정도 심해"

올해 1분기 한국경제 성장률이 -1.4%로 떨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가 가시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23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에서 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이 이처럼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은 1.3%로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2009년 3분기(0.9%) 이후 10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2월부터 본격화하면서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에서 1998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의 충격을 받은 것의 영향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민간소비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6.4% 떨어졌다. 감소율은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컸다.

소비자들이 외출을 삼가면서 음식과 숙박, 문화 등 서비스 소비가 감소했다. 이에 더해 승용차, 의류 등 재화 소비까지 모두 줄었다.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통상적으로 분기별 변화폭이 크지 않은 편이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체 실질 GDP를 3.1%포인트 끌어내렸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소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나타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늘어 0.2% 늘었고,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3% 증가했다.

정부소비도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9% 늘었다. 작년 4분기 증가율이 2.5%에 달하면서 올해 1분기엔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예산을 조기 집행한 탓이다.

수출은 2% 감소했다. 민간소비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다.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수출은 감소했지만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이어간 것의 영향이다.

생산 측면에서는 충격이 다소 드러났다. 1분기 경제를 살펴보면 서비스업이 2.0% 감소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2%) 이후 최대 감소율이다.

이 중에서도 운수업(-12.6%)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6.5%),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6.2%)도 코로나19의 충격을 드러냈다. 제조업은 1.8% 감소했다.

운송장비 및 1차 금속제품이 줄었으나 반도체 부문의 증가가 이를 상쇄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6% 감소했다. 교역조건이 나아지면서 실질 GDP보단 적은 감소 폭을 보였다.

다만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과 비교하면 경제 충격 정도가 현저히 적었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1분기 중국경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8%를 기록했다. 전기 대비로는 -9.8%를 나타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 2분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3월 이후 전 세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 전체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0%까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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